크루즈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크루즈 여행에서 가장 꿈꾸는, 혹은 원하는 건 과연 뭘까?
난 단연코 <낭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크루즈 여행의 낭만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그전에, 일단 크루즈 여행을 하게 되면 그날그날 일정의 뉴스레터가 룸으로 전달된다.
거기엔 어김없이 그날의 드레스 코드가 적혀있다.
이 드레스 코드는 저녁식사 중에서 정찬식당을 찾을 경우에 해당되는 드레스 코드다.
크루즈 회사마다 다르긴 한데, 대체적으로 크게 캐주얼과 스마트 캐주얼, 포멀 혹은
이브닝 쉬크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내가 12년 전 경험했던 '로얄캐리비언 크루즈'에선 포멀 드레스 코드가 있었는데, 이번
지중해 크루즈를 했던 '셀레브리티호'에선 포멀 대신 이브닝 쉬크 드레스 코드가 두 번
있었다.
출항하는 날엔 뉴스레터가 없고 보통 그날 저녁, 다음 날 뉴스레터를 전달한다.
해서 우린 드레스 코드에 관한 구애없이 각자 편한 의상으로 식당을 찾았다.
그리고 출항 날 우린 저녁 식사를 위해 정찬식당을 찾는 대신 스페셜 식당(크루즈는 보통
식사비가 포함돼 있지만 따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식당도 있고 그걸 이렇게 부른다.)을
찾았다.
첫날 기념으로 30% 할인이라는 데 혹해서 우리 둘다 좋아하는 일식당으로 향했다.
'스시 5'란 타이틀을 가진 일식당이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우리 둘 밖에 없었다.
약간의 당황함이 있었지만 워낙 저녁식사를 일찍 하는(몬트리올에선 보통 저녁 5시
전에 우린 저녁식사를 끝낸다.) 우리 탓으로 돌리고 자리에 앉았다.
주문을 받으러 오자 남편은 별로 입맛이 없다면서 새우우동을 시키겠단다.
에고! 이런 데서 우동을? 했지만 뭐 개인의 취향이니 어쩌겠나?
난 매콤한 참치 에피타이저에 스캘롭에 아보카도가 들어간 초밥 한 줄을 주문했다.
맛은 웬만했다.
한국에서 먹던 고급 초밥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현지인들 입맛에 맞춘 몬트리올
에서 먹었던 초밥 정도의 퀄리티는 유지하고 있었다.
누가 초밥을 배부르게 먹나? 더군다나 공짜로 식사를 제공하는 크루즈에서 말이다.
해서 우린 대충 맛만 보고 식당을 빠져나와 뷔페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음식의 종류, 퀄리티를 대충 눈으로 가늠하고 남편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배를 더 채웠다. 그런 다음 카페에 들러 커피와 차를 마셨다.
저녁 식사를 하고 갑판에 올라 지는 석양을 바라봤다.
자! 지금부터 낭만을 이야기할 차례다.
크루즈 여행에서의 낭만이란 탁 트인 하늘과 바다의 그 접점에서 태양이 떠 오르
고 지는 걸 바라보는 그거라고 생각한다.
아마 우린 내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을 감상할 것이다!
또 다른 낭만을 이야기하자면, 아까 이야기한 드레스 코드에 따라 평소에 입지
않는 다소 과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한껏 기분을 내는 것이 아닐까?
또 다른 하나를 굳이 덧붙이자면, 나처럼 알코올에 약한 사람도 용기를 내 알코올을
영접하는 것일 테고 말이다. 일종의 억지스러운 낭만적 분위기라 폄하할 수도 있겠
지만 그것도 낭만은 낭만이니까!
우린 상쾌한 산들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알코올기보단 분위기에 흠뻑 취한 채
라이브 공연을 감상한 후 룸으로 돌아왔다.
샤워를 마친 후 우린 내일의 모든 것을 기대하며 기꺼이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하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벌써 남은 날을 아끼고 싶은 소망에 가득찬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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