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11)
신비와 믿음으로 사랑에 접근하는 방법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 이 소설은 작가가 직접 순례 길에서 만났던 한 여인의 삶을 모티브로 하여 완성한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실제 인물이기도 했던 브리다는 아일랜드 여성인데, 아일랜드 하면 나는 꽤나 많은 것을 떠올릴 수 있다. 먼저 얼마 전에도 소개했던 그룹 “더 크랜베리즈” 외에 “보이존”, “유투”, “엔야”, “더 코어즈”, “웨스트라이프”, 프레젝트 그룹인 “켈틱 우먼”, 그리고 문학 쪽으로 보자면 많은 소설의 근간이 되었던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를 비롯한 켈트 신화, 그리고 시인 “윌리엄 예이츠”와 “오스카 와일드”, “사뮤엘 베켓”, 또 의식의 흐름이란 새로운 문학용어를 탄생시켰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 또한 패트릭 성인에 내가 처음으로 만나봤던 아일랜드 출신의 영문과 교수였던 라이언 교수님까지, 거기에 하나..
‘몽고반점’은 낙인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소설 ‘몽고반점’ 소설을 읽고 작가 한강이 소설의 제목을 지을 때 왜 하필이면 ‘몽고반점’으로 지었을까를 생각해 봤다. 몽고반점이 소설 속 주인공 ‘그’가 처제에게서 성욕을 느끼고 소설 속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기폭제이기 때문일까? 그렇게 단순할 것 같진 않았다. 작가 한강이 얼마 전 영국의 저명한 문학상인 ‘맨 부커상’의 수상자라는 뉴스를 몰랐다면, 그녀가 오래전 쓴 ‘채식주의자’라는 소설로 그 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아마도 난 단순히 처음의 생각을 고수했을 거 같다. 그리고 그녀가 연작으로 펴 낸 작품들, 그러니까 ‘채식주의자’에서부터 이 작품 ‘몽고반점’을 거쳐 ‘나무불꽃’으로 이어지는 작품 속에서 인간의 내면과 인간의 폭력성을 탐구하고자 했었다는 걸 몰랐다면 말이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누군가 내게 물..
비주류를 찬양하는 당당한 목소리!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 책은 주류에 합류하기를 무엇보다 소망하는 세상에 넘치고도 넘치는 못나(?) 보이는 인간군들을 통쾌하게 야유하는 아주 발칙한 소설이다. 동시에 작가 박민규는 허접한 삶은 있어도, 허접한 열정은 없다는 걸 아주 생생하게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리고 과연 “허접함”이라는 게 뭘까라는, 즉 허접함의 정체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깊은 의문과 자의식에 빠지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를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갈등과 고뇌를 확립하게 만들고, 밖으론 전 인류 공동의 “선”을 새로 다져보기에 이바지하게 만든다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바람직함이라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받았던 파쇼적 교육의 힘이 사실 우리들의 삶을 량적, 질적으로 향상한 건 숨길 수 없는 진실이지만 그 진실의 이면, 즉 겉으로 드러난 ..
'엄마도 아들은 처음이라'를 읽고 어찌보면 이 책은 꼭 아들을 가진 엄마만을 위한 책은 아닌 듯 보인다. 그 이유는 먼저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심리학 이론이 내가 '유아교육'을 배울 때 익혔던 전반적인 영유아, 청소년을 위한 이론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의 부제에 해당되는 '첫 아들을 키우는 엄마를 위한 심리학 수업'에서 아들과 엄마를 언급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그 둘의 관계에 포커스를 맞춘 건 사실이지만, 실은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 있어서도 이러한 이론은 통용될 수 있기 때문이 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언급되는 다양한 이론과 실례를 바탕 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모든 부모는 주의 깊게 자녀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관심사에 귀기울인다면, 즉 자녀들과 진정한 소통을 하려는 의지를 갖고 그걸 실천할 수만 있다면 자녀를 양육하는 게..
무지한 이들을 일깨우는 움베르토 에코의 에세이 “세상의 바보들에게…” 저의 개인적 견해로 무지한 이들을 일깨워주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나는 그저 알아 들을 때까지 조근조근 깨우쳐주는 친절한 방법과 또 하나는 통렬한 유머와 해학으로 스스로가 언젠가는 깨우치게 만드는 불친절한 방법이요. 그 중 바로 이 작품 “세 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은 후자에 해당된다고 보여집니다. 해학과 풍자의 대가로 알려져 발표하는 작품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 유명한 인문학적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으로”의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을 이제 겨 우 두 번 접하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너무 성급한 판단일진 모르겠지만, 그는 특히 이 작품 에서 아주 많이 불친절한 작가로 보입니다. 그는 아주 대놓고 이렇게 말했답니다. 자신의 글을 어렵게 생..
읽을 때마다 감동이 되살아나는 성장소설 "앵무새 죽이기" 이 소설을 쓴 작가인 하퍼 리는 단 하나의 작품, 바로 이 ‘앵무새 죽이기”를 써 미국의 권위 있는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이후 여러 가지 상과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소설을 오래 전에 읽긴 했었지만 한 동안 잊고 지내다 우연한 기회에 다시 읽어보니 역시 또 다른 감회를 느꼈다. 사실 책을 읽고 느낌을 적어 내려가는 리뷰를 쓴 지가 너무 오랜 만인데, 그 동안 읽었던 책은 꽤 있었지만 왠지 요즘 책에 대한 내 개인적인 견해를 쓰기가 쉽지 않았다. 뭐랄까? 다른 것(내 개인적 일상 같은)도 물론 그렇지만 요즘 내 자신의 주관적 견해에 대해 밝히기가 조금 더 조심스러워졌다고나 할까? 그렇게 따지면 영화에 대한 감상도 그렇긴 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왠지 책에 비해 영화는 그래도 조금 더 즉..
감동과 어려움, 그리고 묘한 느낌을 전해준 책 "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드디어 이 책을 다 읽었다. 보통 책에 비해 분량도 많고, 무엇보다 내가 가장 취약한 부분, 즉 과학을 이야기하고 있는 많이 어려운 책을 손에 잡기 시작한 지 어언 보름이 지난 어제 드디 어 책장을 덮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글자를 읽은 게 아니고? 스스로에게 질 문을 던져보니 몹시 부끄러워진다. 글자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했고, 이해하려고 노력한 건 맞 지만 내용을 다 이해한 건 아닌데도 과연 나는 이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그리고 학창 시절 이후 이토록 고통과 어려움을 가지고 책을 읽은 기억은 전무후무하다. 내 자신의 미흡함과 무지, 그리고 무식함을 탓하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어낸(?) 건 이런 이유에서다. 우선 이 책을 받..
정신과 의사가 엮은 우정에 관한 이야기 “꾸뻬씨의 우정 여행”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펴내고 있는 흥미로운 심리상담가겸 작가 한 명을 알 됐다. 파리 출신의 프랑수아 를로르가 바로 그인데, 그는 우정 여행 외에도 행복 여행, 인생 여행, 사랑 여행, 시간 여행 등 여러 인생의 화두를 바탕으로 자신이 경험한 다양한 현대인들의 정신질환에 관한 보고서를 소설 형식으로 펴내고 있는 듯 보인다. 이제 막 우정 여행을 마쳤고 오늘 행복 여행 책을 빌려왔는데 벌써부터 어떤 내용의 책일지 무척 기대가 된다. 또한 알랭드 보통 이후 새롭게 불어권 작가 한 명을 알게 된 것이, 또 내가 좋아하는 류(?)의 글쓰기작가를 알게 된 게 아주 많이 기쁘다! 이 책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는 세 가지 종류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필요에 의한 우정, 여흥을 위한 우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