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에선 지중해 크루즈에만 국한되지 않는 전반적인 크루즈 여행에 관한 것과 제대로 크루즈를 즐기기 위해 알아야 할 사항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일전에도 잠깐 언급했었지만 내 인생 첫 크루즈 여행은 2010년이었다.
당시 캐나다에 체류 중이셨던 친정어머니 칠순잔치를 축하하기 위한 여행이었는데, 어머니 생신날보다 다소 앞당긴 8월 15일 나와 동생은 어머니를 모시고 캐러비안 웨스트 7박 8일 일정을 시작했다(아버지는 여행을 원치 않으셨고 남편 역시 혼자 끼기가 뭐했는지 여자들끼리 즐기라고 양보했다).
코스는 미국 마이애미항구를 시작으로 해서 바다를 항해한 후(2일) 다음 날 아이티에 도착(3일), 그후 자메이카(4일), 그리고 그랜드 케이먼(5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멕시코 코주멜(6일), 또 바다에서 항해한 다음(7일), 마이애미로 다시 돌아오는(8일) 루트였다.
그러고 보니 크루즈 여행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지중해와 카리브해를 다 경험해본 셈이 됐는데, 오랜 시간이 흐르기도 했지만 배의 규모에서나 퀄리티 면에서 '그때는 좀 후졌고 지금은 좀 업그레이드 됐다!' 정도로 소감을 밝힐 수 있을 듯하다.
아무래도 두 번째다 보니 크루즈 라이프에 대한 노하우도 미리 인지할 수 있었고, 다양한 크루즈사에 따른 선택과 고려 사항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 거다.
거기에 더해 비용 면에서도 차이가 많이 났고 말이다.
각론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기항지에서는 관광을 하고, 기항지에 들르는 날이 없는 항해날(Sea Day)에는 아침식사 후 좋은 위치에 선베드를 잡고 휴식을 취하거나 수영(사실 수영이라기보단 수영장에 몸을 담가본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하긴 하지만)이나 자쿠지에서 유유자적 하거나 독서 혹은 갖가지 게임, 잡기를 즐기다 점심을 먹고 또 뒹굴뒹굴 혹은 각자 원하는 액티비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후 근사한 옷으로 차려입고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 게 보편적인 일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 더해 나잇라이프와 알코올 섭취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저녁식사 후 바(Bar)나 클럽 혹은 가라오케를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들르게 될 것이고, 우리 세 모녀 같은 경우는 날이면 날마다 극장에서 공연하는 '엔터테인먼트'를 빼지 않고 즐겼었다.
이런 패턴은 남편과 함께 했던 이번 지중해 크루즈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지만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셀레브리티의 공연이 조금 더 다양하다고 여겨지는 반면, 퀄리티 면에선 차라리 로얄 캐러비안이 더 나았었던가? 하는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
아무튼 매일 저녁 음악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건 분명 큰 즐거움이긴 했다.
또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는 프리미엄베버리지 팩키지까지 선택이 되어 있었으니 잘 마시지도 못하는 알코올을 자주 접했고, 대개는 마시다 대부분을 남기긴 했지만 그 외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아포카또, 매일 즐겨 마셨던 유기농 생주스,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등으로 어느 정도 만회를 했다고 본다.
사실 이번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한 지중해 크루즈를 결정하고 출발하기 얼마 전 우리는 또 다른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 결재까지 마쳤는데, 그 이유에 대해선 찬찬히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다만 크루즈 여행 시기가 다음 달 24일부터 시작된다는 것과 이번엔 음료 팩키지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해서 그때는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실 때마다 결재를 해야 할 것이고, 혹시나 해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크루즈 시작 전에 결재할 경우 프리미엄베버리지 팩키지는 하루에 약 미화 100달러의 비용이 추가된다는 걸 알게 됐다(이 얘긴 크루즈 시작 후엔 조금 더 가격이 올라간다는 뜻!).
비단 음료뿐만 아니라 기항지 관광 혹은 스페셜티 식당, 모든 것이 크루즈 시작 후엔 가격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인 듯 보인다(물론 첫날 할인은 제외하고).
이제 크루즈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자세 혹은 필요 요소를 알아볼까?
나같은 경우 이번 크루즈 여행을 계획했을 때부터 심신을 좀 편하게 쉬게 하자!가 목표였다. 해서 기항지에서도 그렇게 무리해서 관광을 하지 않았고 이건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마음 가는대로, 몸이 따라주는대로, 딱 그 정도로 즐기려 했고, 결론적으로 그렇게 했다.
이렇게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은 다 저마다의 목적과 목표를 갖고 그에 맞춰 여행에 임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이왕 지불한 돈! 뽕을 뽑아버리겠다 결심을 하셨다면 실컷 즐기는 게 장땡이겠고, 소원해진 짝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신다면 다소의 용기와 배려로 상대를 감동시키기에도 이때만큼 좋은 기회는 없으리라 여겨진다.
이 모두를 떠나 아직까지 크루즈 여행하면 많은 이의 버켓리스트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여행 기간동안 되도록이면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이 시간을 채워나가겠다 하는 마음가짐은 꼭 필요하리라 본다. 다시 말해 많은 걸 보고, 느낀다기보다 좀 더 깊이 있게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의지 말이다.
집으로 돌아가면 마치 신데렐라가 화려한 궁전을 떠나 하녀의 신분으로 추락하듯 여실한 현실에 직면하겠지만, 뭐 어떤가?
단 며칠이라도 꿈속에서 헤매며 일상에서 벗어난 향긋함을 맛보기도 하고, 보지 못하던 걸 보기도 하고, 내가 날 대접하고 있다는 황홀함에 취하기도 하면서, 그 기운으로 또 앞으로 전진하면 되는 것이지! 아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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