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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셀레브리티 엣지(EDGE) 호'

로마 레오나르도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지난번 지중해 크루즈 때와 동일한 항구 이탤리 치비타베키아로 향했다.

지난번과 다른 점이라면 시간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 안티젠 검사를 몬트리올에서 이미 마쳤다는 것, 그리고 지중해 크루즈 당시 하루 일찍 도착해 여정을 준비했던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당일 바로 크루즈를 시작했다는 것이 있었다.

 

공항 도착시간과 승선 시간 사이에 여유가 많았지만 걱정이 많은 남편은 계속 노심초사했는데, 결론적으로 우린 공항에서 치비타베키아까지 한 번의 환승으로 곧바로 도착할 수 있었고, 치비타베키아역에서 지난 행적과 똑같이 수월하게 셔틀버스에 올라 같은 일정을 공유하게 될 분들과 인사도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졌다.

 

이곳이 치비타베키아 항구 역을 가기 위해 환승한 장소다.

 

마침내 항구에 도착, 지난번 셀레브리티 리플렉션 호보다 더 폼 나는(거기엔 매직 카펫이 큰 역할을! ㅎ) 엣지호를 바라보며 감회에 젖은 것도 잠시 우린 짐을 맡기고 줄을 서 검색대 통과를 기다렸는데, 지난번과 다른 점이라면 유난히 줄이 길었다는 그 점일 것이다.

 

앱으로 이미 출발시간을 정해 놓았었지만 예상보다 일찍 도착하게 돼 그런 것인지 아무튼 길고도 긴 줄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번 크루징에는 유난히 퀘벡 사람들이 많이 승선하고 있다는 걸 곧 깨닫게 됐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강한 퀘벡의 불어 발음이 그 증거였고, 남편과 나는 서로에게 눈을 찡긋하며 신호를 보내다 드디어 남편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하선하는 포트 로더데일에 퀘벡 사람들 엄청 많거든! 겨울만 되면 그곳에 내려가 6개월 지내는 사람들이 많으니 아무래도 이 배에도 퀘벡 사람들 많은 듯!"

 

지난 지중해 크루즈에서는 퀘벡 커플을 딱 한 커플(물론 우리 눈에 뜨인 사람 기준으로!) 봤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배에 오른 우리는 지난번과 똑같이 대충 짐을 정리하고 배 투어에 나섰고, 지난번 리플렉션호 그랜드 플라자가 엘리베이터와 함께 중앙에 배치돼 엘리베이터에서 오가며 광경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엣지호는 그랜드 플라자가 중앙에 배치돼 있긴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양 쪽 끝에 배치된 게 다른 점이라는 걸 곧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리플렉션 호보다 배의 크기나 승객수는 조금 적지만 시설만큼은 훨씬 세련됐다는 걸 발견하게 됐다.

 

그중 엣지호가 자랑하는 '이든'(Eden)이 있겠는데, 낮에는 식당과 바의 역할을 하지만 저녁이 되면 공연장으로 변신하면서 특히 실내장식이 친환경적이고 멋진 곳이다. 

 

 

그밖에 리플렉션호에는 메인 다이닝이 한 곳이었던 것에 반해 엣지호는 무려 네 곳(시프러스, 코스모폴리탄, 투스칸, 노르망디)을 오가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식당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메릿일 듯싶었다. 

 

네 곳 중 우리가 가장 선호했던 곳은 바로 프렌치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노르망디 이곳이었다!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스파(터멀 스위츠) 역시 리플렉션 호보다 규모가 커 만족스러웠고, 쉬는 공간에서 배의 앞쪽으로 나가 바람을 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보였다.

 

 

그밖에 리플렉션호에 비하면 카지노가 훨씬 활성화(?) 돼 있는 듯 보였는데, 그건 아마도 미국인 승객을 겨냥해 그런 듯 보였다는 거. 유명한 라스베이거스를 비롯 미국인들은 재미 삼아 카지노를 찾는 경우가 유럽인들에 비해 더 흔하니까 말이다.

 

 

그밖에 대극장도 훨씬 세련돼 보였고, 곳곳에 마련된 장식품들도 리플렉션호보다는 뭔가 더 신경을 쓴 듯 보였지만 우리의 맘을 가장 잡았던 건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바로 수영하기 적합한 긴 야외 수영장, 그리고 운동하기에 좋은 조깅트랙 그것이었다. 

먼저 야외 수영장은 23미터에 달하는 길이도 맘에 들었고, 엣지호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나비 문양의 장식도 멋졌고, 샴페인 잔을 연상시키는 큰 월풀도 멋들어져 보였다.

게다가 이번 여정은 기항지가 없는 바다 항해만 8박이 넘으니 배 안에서라도 운동을 해야 하는데, 2바퀴 반을 돌면 1킬로 미터라 계속 걷거나 뛰면 충분히 운동이 될 만했다.

 

 

그 외에도 스파 카페 외 이든 카페 역시 채식자들을 위한 메뉴가 여럿 마련돼 있는 듯 보여 맘에 들었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장식, 사용한 색감이 좋았다.

뷔페식당에 마련된 손을 씻을 수 있는 싱크대, 그리고 뷔페식당 바로 앞에 마련된 아이스크림 스테이션도 리플렉션호와는 차별화된 점이었다.

 

 

"역시 엣지호 그 명성에 걸맞는군!"

하면서 우린 기대에 잔뜩 부풀어 이번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