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2박 3일이지 사실인즉 2박 2일에 가까운 게 이번 여행이었다. 고로 우린 몸과 마음이 다소 바빴는데, 설상가상으로 장염에서 완쾌되지 못한 조카 둘이 있어 마음이 다소 무겁기까지~ 하지만 이런 기회라는 게 늘 오는 것도 아니니 우리 세모녀라도 실컷 즐기자고 맘을 애써 다잡았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린 후쿠오카 시내 구경때는 물론 호텔 체크인 후에도 세 모녀만의 맛집 순례를 단행(?) 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료칸에서의 하룻밤을 보낸 다음 날, 우린 계획대로 유후인 구경에 나서긴 했다. 그런데 운이 안 따라줬다고나 할까? 날씨가 꾸물꾸물 몸이 으슥으슥 춥기도 하고 암튼 맘이 동하지 않아 우린 근처 수퍼마켓 투어와 간식거리 쇼핑 후 다시 차에 올라 후쿠오카로 직진을 외칠 수 밖에 없었다. 그 맛있다는 금상고로케를 멀리 하며 약간 맘이 아련하긴 했지만 어쩌랴? 나머지 식구들의 뜻이 그렇담 어쩔 수 없는 거지~ 하는 잔뜩 아쉬운 맘을 달래는 수 밖에…
참, 그 전에 유난히 그날 아침 일찍 눈이 떠진 나는 식구들 단잠 자는 틈새를 삐지고 나와 홀로 새벽 목욕에 나섰다. 6시에 시작되는 목욕실에 정확히 6시에 도착하고 보니 곧 세 명의 중년부인들이 뒤따랐고,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한다는 전형적이 일본인들과는 다르게 나를 의식하지 않은 채 자기들끼리 담소도 제법 큰 소리로 나눈 후 나갈 땐 조용히 퇴장을. ㅎ
홀로 남은 나는 그야말로 선녀탕에서 목욕하는 선녀의 기분을 만끽하며 똑똑 떨어지는 낙수를 벗하며 그렇게 유유히 목욕을 즐겼다. 그리고 상쾌한 몸과 마음으로 방에 돌아가기 전 살짝 주변을 탐색하다 보니 카페 겸 쉬는 공간을 발견했는데 그곳엔 일본책들과 턴테이블, 그리고 약간의 LP판까지~ 암튼 멋진 곳이었다.
속이 여전히 안 좋다는 조카들에겐 미안했지만 우리 세 모녀는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아래층에 마련된 조식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남은 두 세트의 아침상에서 맛난 것까지 아주 많이 배부르게 아침식사를마쳤다. 정갈하고 맛있는 식사, 하지만 평소 알고 있던 싱거운 맛관 거리가 먼 짭짤한 짠지류에 약간은 놀래고 의아해하면서 말이다.
암튼 그런 경험을 소중히 간직한 채 우린 후쿠오카 시내로 향했다. 그리고 80킬로라는 속도를 철저히 무시하고 쌩쌩 달려 후쿠오카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다. 참, 일본인들이 자동차를 얌전 하게 운전한다는 말에 대한 내 감상은 이렇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로. 예를 들어 대부분 일본 사람들은 시내에선 차를 지극히 얌전하게 운전하는 듯 보였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하이웨이에 오르자 미친 속도감을 즐기고픈 욕구를 느끼는 듯, 그들 일부는 그 욕구에 순응하는 듯 보였다. 말인즉슨, 그들 중에도 나만큼 혹은 나보다 더 속도를 즐기는 이들이 있었단 얘기다. 참고로 나는 시종 110킬로를 견지하다 가끔은 눈치를 봐가며최고 140킬로까지 속도를 냈었다!
후쿠오카에 도착하고 보니 어디를 가야할지(우리차에 부착된 GPS엔 상호명은 없고 전번만 입력하게 돼있었는데 그런 이유로 아는 전번이 없는 경우 대략난감했다!) 몰라 우린 주차부터 하고 돌아다니기로 결정을 내렸고, 다행히 빈 공간을 발견해 일단 차를 가져다 댔는데, 아뿔사! 이게 주차공간 안에 대는 순간부터 시간이 계산되는 말도 안 되는 시스템이 아닌가? 그 말은 차를 대놓고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기도 하고, 암튼 생전 처음 보는 시스템에 약간 억울한 맘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쩌랴? 이왕 계산이 되고 있으니 근처 갈만한 곳을 알아보러 돌아다니는 수 밖에… 그래서 동생과 내가 길을 나섰다. 갈만한 곳의 전화번호라도 얻어와 GPS에 입력하기 위한 공무수행(?)의 길을 말이다.
그 결과 텐진 시내에서 약간 벗어난 한큐백화점을 찾아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몸상태가 안 좋은 조카들은 카페에 앉아 기다리기로 하고 우리 세 모녀만 백화점 푸드코트를 탐방하게 됐고, 이런 저런 달콤한 케익류를 구경하다, 구입하다 우연히 길게 늘어선 줄앞에까지 당도하게 됐다. 무슨 음식인지도 모르는 채 일단 줄에 합류, 잠시 후 난 그 줄이 바로 야끼마루라는 따끈따끈한 간식거리를 사기 위한 줄이란 걸 알았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보니 이것(최대 다음날까지만 먹어야 하는 생크림 사용 야끼마루)관 다르게 다른 한 쪽엔 며칠 두고 먹을 수 있는 같은 종류의 야끼마루도 판매하고 있단 걸 알게 됐다.
그 밖에 그곳에서 우린 아사히맥주와 돈라면, 그리고 카레볶음밥으로 허기를 채웠고, 내 동생은 신나 바움쿠헨, 도지마롤 등 다양한 먹거리를 사재기했다는 걸 끝으로 오늘의 이야긴 마칠까 한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워싱턴 DC 여행기 1 (0) | 2019.04.26 |
---|---|
여자들만의 여행, 후쿠오카 시내 ‘푸요호텔' 그리고 후쿠오카 맛집순례 (0) | 2019.03.28 |
여자들만의 여행, 일본 후쿠오카 '시미즈 료칸' (0) | 2019.03.22 |
플로리다 올란도여행기 4 '세인트 피트 해변' (0) | 2019.03.01 |
플로리다 올란도 여행기2 유니버셜 올란도 스튜디오 (0) | 2019.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