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남편과 퀘벡주립공원을 찾았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Parc national des Îles-de-Boucherville'이 그곳이다.
그곳은 일단 내가 좋아하는 소나무가 초입에서 빽빽하고 느름한 자태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냄새며 분위기며 모든 게 시작부터 완벽하게 여겨질만큼 기분을 돋웠다.
게다가 그곳은 자전거타기에 최적화된 곳으로 보여 남편이 급관심을 갖더니 당장 다음주라도 자전거를 가지고 다시 찾을 기세였다.
난 다미안과 함께 오지 못한 게 처음엔 무척 아쉬웠지만, 살랑살랑 내리는 비의 운치에 빠져들며 그 사실을 금세 까먹어버렸다. 미묘하게 풍기는 소나무 향에 취한 탓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저 마음이 편해졌고, 더불어 몸까지 릴렉스 됐다.
아침부터 비가 와 갈까 말까 망설이며 시간을 허비한 탓에 직접 싼 샌드위치는 포기하고 직접 산 샌드위치로 대신 점심을 해결했다. 따뜻하게 난로가 지펴진 서비스 센터 안에서 따끈해진 몸과 마음으로 말이다.
그리고 생로랑 강을 따라 난 오솔길을 걸으며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다시금 진하게 느꼈다!
'아~ 역시 자연은 그대로 치유제야!' 하며 마침내 감탄까지 뇌뱉었다.
언제가부터 우리 부부는 주말 나들이가 거의 습관화 돼 집구석에 콩 박혀 있기가 너무 힘들다. 코로나 사태 이후 악명 높은 이곳의 겨울이 와도 이젠 그냥 집안에 있을 수가 없다.
집에서 지척에 있는 작은 숲을 거닐든지, 조금 더 떨어진 꽤 드넓은 숲을 거닐든지, 어디든 발길을 옮겨야 살게 됐다.
자연이 치유임을 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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