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따지고 보면 코로나바이러스 창궐하기 전의
생활과 지금의 생활은 딱히 달라진 게 없다.
그럼에도 마음은 마냥 무겁고 깊이깊이 침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발적 은둔이냐, 아니면 강제적 은둔
이냐의 차이에서 오는 심리적 요인때문이다.
무엇보다 힘든 건 사랑하는 다미안을 못 본지가
벌써 20일이 훌쩍 넘었다는 것! 다미안도 우리
집에 와 노는 걸 너무도 좋아하는데 그걸 못 해
무척 답답해할 것 같고, 나와 남편 역시 그를 몹
시 그리워하고 있다.
여긴 사회적 거리두기를 그저 말로만이 아닌 강
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외출은 식료품이나 약품
구입을 위해, 그리고 동네 산책 정도만 허용하고
다 금지다.
3월 말부터는 필수적인 시설 외에는 다 문을 닫
았고, 친척이나 지인들 간의 왕래도 규제하면서
벌금 또한 어마어마한 액수에 달한다.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해 코스코와 마켓을 갈
때도 사람 간 정확히 2미터 간격을 두고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들어가야 한다.
내가 사는 퀘벡은 현재 캐나다 내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가장 많은데, 그 이유는 이
곳의 학제는 다른 주와 조금 달라 봄방학을 맞
아 해외, 그 중에서도 특히 뉴욕을 다녀온 사람
들이 많아서이다. 그럼에도 검사 또한 제일 많
고 사람들이 주정부의 지시에 잘 따라주고 있
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와중에도 조그만 낙이라면 매일 남편과 동
네 주변을 산책하는 것인데, 내가 사는 동네는
인구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주택가인데다 주
변에 숲과 산책로가 많아 밖을 나가도 사람들
을 거의 볼 수가 없다.
며칠 전 날이 좋았을 땐 사람들이 많이 거리로
나오기도 했지만 내가 말하는 많이!가 서울과
비교하자면 완전 1/100이나 될까? 그 이상도
될 수 있을 거 같다. 아무튼 한가로운 동네에
둥지를 튼 게 너무도 다행이라 여겨진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마음이 한없이 꿀
꿀한데, 여기에 기름을 붓는 듯 어제 오늘 눈
까지 질퍽하게 내려 완전히 내려 앉는다. 날
이라도 화창하면 많은 위안이 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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