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제대로(?) 된 공원을 겨울에
방문한 것은 처음일 것이다.
무려 캐나다 퀘벡에 둥지를 튼 지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말이다.
그 이유를 굳이 밝히자면, 나는
겨울을 몹시 싫어하는, 아니 실은
싫어한다기보다 무서워하는 사람,
즉 추위를 몹시 타는 관계로 겨울
엔 움직이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일 것이다.
그래서 고작해야 겨울에 눈썰매 한
두 번 타 본 것, 퀘벡시티를 방문했
던 게 다였던 거 같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바이
러스로 여행이 극히 제한된 요즘
난 아웃도어를 더 많이 즐기고
있고, 이젠 사뭇 겨울 등산까지도
접수할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 증거로는 12월 들어서도 꾸준히
남편과 근처 숲길을 산책하고 있고,
오늘은 또 남편과 겨울 산행을 하
기도 했다는 것!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오카주립공원에 가서 트레킹도
하고, 살살 내리는 눈을 맞으며
낭만과 겨울 정취가 한껏 풍기는
호숫가 앞에서 뜨끈뜨끈한 슾도
맛나게 먹고 왔다.
요즘 요리에 꽂혀 색다른 음식을
많이 해 먹는데, 그 중에 캐슈넛
을 갈아넣은 사골감자옹심이국
이 있다.
여기 식으로 말하자면 슾인데,
아무튼 그걸 보온병에 넣어가지
고 가서 호숫가 바로 앞 피크닉
테이블에 매트를 깔아놓고 거기
에 앉아 호호불며 맛나게 먹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운신이 자유
롭지 못한 요즘 같은 때 복잡대지
않은 곳에서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는 것에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아니, 감사함을 넘어 다소 추웠지만
아주 많이 많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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