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떻게, 뭐라 시작해야 하려나?
모처럼 사이다 드라마라고 찬양했던 게
불과 얼마 안 되는데 이러기 쉽진 않았다.
박재범작가의 전작 '열혈사제'에 열광했었기
에 불의에 맞서는 주인공의 활기차고 통쾌한
활약이 연이어져 얼마 전까진 그때를 기억하며
참 좋았던 게 사실이었으니까!
그런데 지난 번 PPL 건도 그렇고, 오늘 회에서
대놓고 난데없이 표출된 정치적 발언을 보고
정말 많이 실망스러워졌다.
물론 두 가진 두 개의 별개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한참 정치로 민감한 요즘 같은 때 이런
장면이 굳이 들어갔어야 하나~란 깊은 우려가
그동안 가벼운 병맛 정서와 굵직한 메시지로
버무러져 즐겼던 '빈센조'를 졸지에 깊은 반감
으로 끌어내렸다.
그 장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이 또한
나의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일 수 있으므로
카페의 성격상 어울리지 않을 듯해서 말이다.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여러 여건 상 굳이
작가가 직접 개입되지 않아도 이뤄지는
어쩔 수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엄연히 대사를 통해 드러나는
정치색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하기가 쉽지
않다.
한 작가의 사상을 좋아했었고(그것도 오해
였을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긴 하지만) , 그의
표현방식과 정서에 열광하던 사람으로 많이
슬프다.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로 봐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난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글을 쓰는 작가라면 더더욱 이런 문제
를 거듭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이나 광적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을 옹호하는 집단이나 알게 모르게 '밈'
이란 현상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해서 나는 드라마작가는 각별히 민감한 주제
를 다룸에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파급력이 그 어느 것보다 강하기에!
한 드라마를 보고 이렇게 극명한 글을 쓰게
될줄은 미처 몰랐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을 한 번도 내린
적 없었는데 결국 이전의 글을 내려버렸다.
도저히 실망감과 슬픔이 깊어 그대로 둘 수
없었기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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