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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게 될까?

난 노마드를 꿈꾸고, 얽매임에서 벗어나 계속 뭔가 궁리하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해서 깊지는 못해도 다양한 것에 폭넓게 관심을 갖고 있고, 늘 꿈을 꾸며 창조적인 삶을 지향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어딘가로 떠나는 나'를 실현하기 위해 늘 모색하는 거다.

 

내게 깊이 각인된 유전자는 '방랑'과 '모색'이다.

내게 글을 쓰는 행위는 내 안의 '방랑'을 잠재우는 몸짓이자 '모색'을 구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 외 실질적으로 난 어딘가로 떠나며 나의 '방랑'과 '모색'을 현실화한다.

 

원래 추운 겨울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요즘같이 변덕스러운 날씨가 많이 힘들어진 건 최근의 일이긴 하다.

더불어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자각하고 이를 타파할 방법을 모색하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그 결과 요즘 계속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은퇴 후 삶'에 관한 것이다.

물론 지금도 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은퇴'란 '밥벌이에서의 은퇴가 아닌' 나의 책임감에서 벗어나는 시기를 말함이다. 

 

짧게는 혹독한 겨울을 피해 지낼 곳을 알아보고 있고, 길게는 더 이상 남편이 일을 하지 않을 경우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곳을 탐색하고 있다.

물론 장소를 정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문제긴 하지만, 그곳에 가서 무엇을 할까 하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굳이 꼭 돈을 벌지 않더라도 소일거리를 준비한다고나 할까?

해서 이런저런 궁리 중인데, 그중에는 집 한 채를 임대해 민박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구상도 포함된다.

 

난 내가 사람을 많이 좋아하는 부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관계에서만큼은 좁아도 깊게를 추구하다 보니 사실 주변에 사람이 그리 많은 편도 아니다.

때에 따라 활발하기도 하지만 주로는 혼자 뭘 도모하길 즐기는 편이고, 그러다 보니 굳이 먼저 사람을 만나고자 시도하지도 않는다. 온오프 다 이런 편이다! ㅎ

그럼에도 내가 민박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음식 만들기를 즐기는 편이고, 소소하게 사람 만나고 돈까지 벌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서다. 

물론 타 민박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들도 궁리 중인데, 뒤따라올 수 있는 골칫거리 같은 건 지금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훨씬 많고, 뭐든 상대적이라 내가 잘하면 상대도 내게 그리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그밖에 어디에서 사는 게 좋을까에 대한 궁리도 꽤 깊은 편인데, 따뜻한 곳을 선호하다 보니 프랑스 남부나 스페인이나 포르투갈도 맘에 들고, 내가 사는 곳에서 그나마 가까운 미국 플로리다나 캐러비안 쪽도 맘에 두고 있다.

플로리다에 살게 되면 아무래도 물가가 비싸니 RV차량을 구입해 자연친화적인 RV 공원에서 지내는 게 좋을 거 같기도 해서 요즘 부쩍 RV차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그전에 한국에 정착하는 것도 고려 대상 중 으뜸이긴 하다.

부모님께서 연로하시니 곁에서 보필해야 할 거 같단 의무감도 있고, 한국 음식(남편도 아주 많이 좋아하고)이 입에 맞는 것도 있고, 한국에서는 동남아나 일본으로 여행 가기도 좋고 등 여러 가지 사유가 존재한다.

만약 한국에 정착한다면 복수국적을 받아 아예 역이민을 할지, 아니면 거소증만으로 장기 거주를 하게 될지 그것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아무래도 한국에 정착하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거 같긴 하다. 새로운 뭔가를 배우는 것도 용이하겠고, 참고자료를 비롯해 글쓰기에도 다른 곳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거기에 그리운 친구들 혹은 지인과의 만남, 아기자기한 한국의 산천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건 덤일 테고 말이다.

 

내 장기가 '방랑'과 '모색'이다 보니 이런 생각만으로도 난 행복해진다.

뭔가를 궁리하면서 어딘가로 떠날 계획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지는 나! 

바로 내가 복잡다단하면서도 일면 단순한 사람이란 증거 아닐까?

 

친정 근처에 새로 생긴 한옥도서관이 참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