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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이야기

몬트리올 시내 나들이(공짜로 뮤지엄 즐기기!)

드디어 드디어 몬트리올에도 본격적인 봄이 도래했다!

금요일부터 화창한 날씨가 계속됐고, 온도도 바깥 나들이하기 딱 좋은 20도 전후가 이어졌다.

해서 나는 이미 며칠 전부터 5월의 첫 번째 일요일 남편과 다미안과 외출해 뮤지엄도 공짜로 즐기고 외식도 하고 시내도 돌아다니면서 코에 바람을 불어넣기로 맘먹었었다.

 

 

기대대로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았다.

이른 아침에 지하철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지하철을 타고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뮤지엄( The Montreal Museum of Fine Arts)으로 향했다.

지하철에서 내려 원래 가려던 길에 소방차가 즐비해 우린 우회했고, 그렇게 도착한 첫 번째 뮤지엄에서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됐다.

화재로 전기가 공급이 안 돼 입장이 안 된단다. 휴! 힘이 빠졌다.

 

 

아쉬운 마음이 가득한 채 우린 다음 예정이었던 뮤지엄(McCord Stewart Museum)으로 향했다. 

그곳에선 캐나다 원주민 다섯 부족 연맹, 즉 이로쿼이들이 모여 살던 'Hochelaga'라는 마을, 또는 몬트리올에 위치한 몽-로얄 근처에 살던 평범한 사람들을 기리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구경을 마치고 모노폴리가 한쪽에 마련돼 있는 걸 보자 다미안은 할아버지에게 게임하자고 제안했다.

난 한쪽에 마련된 방명록에 이렇게 썼다.

"화창한 날씨에 이렇게 좋은 전시를 볼 수 있음에 감사를 전한다!"

 

 

그곳을 나와 우린 점심을 먹으러 갔다.

포르투갈에 있는 'TimeOut' 마켓을 벤치마킹한 몬트리올의 'TimeOut' 마켓이 우리의 목적지였다.

몬트리올의 명동쯤 되는 'Saint-Catherine' 거리를 지나 'Eaton Center'에 위치해 있었다.

남편과 늘 그곳을 궁금해하며 언젠가 한 번 가자했었는데 다미안과 함께라 더욱 좋았다.

그곳에서 우린 베트남식, 일식 요리를 주문해 나눠 먹었다.

가격 대비 퀄리티도 괜찮았고, 맛도 괜찮아 특히 남편이 만족해했다.

 

한쪽에선 라이브뮤직까지~

 

이제 어느 정도 배가 불렀으니 소화도 시킬 겸 우린 다시 시내 구경에 나섰다.

몬트리올의 유명한 'Underground City'를 지나며 다미안이 관심 많은 문구류 집합소인 'Omer Deserres'

에 들러 다미안이 원하는 것들을 쇼핑하고, 게임숍에 들러 다미안이 좋아하는 카드도 구경하면서 아까 놓쳤던 뮤지엄으로 향했다. 

 

 

다행스럽게도 그곳은 입장이 가능해져 우린 백팩을 보관소에 맡기고 뮤지엄 순례에 나섰다.

상설전시관만 무료고 특별 전시는 유료라는데 오늘은 일단 상설전시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다미안의 눈이 반짝거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피곤을 호소해 왔다.

왜 아니겠는가? 어제는 'Clip' N Climb'이라는 곳에서 실컷 몸을 풀었으니 말이다.

 

 

승부욕이 강한 다미안은 또래 남자아이에게 경주를 제의하기도 하고, 또 타이머를 체크하며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그렇게 한 시간을 움직이며 근육을 사용했고, 또 오늘은 만 오천 보 이상을 걸었으니 피곤할 만도 하다고 여겨졌다.

 

그런데 신기한 건 또 그러다가도 우리를 앞서 걸으며 혼자 뛰고 잠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것! 

다미안을 볼 때마다 늘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던 둘째가 떠올라 남편과 나는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둘의 생각은 정확히 일치했다. '놀라운 유전자의 힘이라니!'

 

뮤지엄 구경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 자주 가는 아이스크림 가게(여긴 다미안이 좋아하는 장소), 바로 그 앞에 있는 이탤리 카페(여긴 남편과 나의 favorite Place)에 들러 다소 늦은 디저트를 즐겼다.

페이스트리와 에스프레소, 그리고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은 남편과 내 몫이고, 다미안은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만 먹겠다 했고.

 

이틀 연속 바쁜 주말을 보낸 우리들이 몸은 솜뭉치처럼 무겁고 피곤해도 마음만은 더할 나위 없이 가볍고 상쾌했다는 것, 목욕을 좋아하는 나와 다미안이 시간 차를 두고 따로따로 목욕을 즐겼다는 건 안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