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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이야기

몬트리올 과학 축제'Parc Jean -Drapeau'에서의 'Eureka' 축제

5월은 가정의 달인 게 한국만은 아닌 듯하다.

이곳 몬트리올에서도 다양한 가족 행사가 개최되는데, 그중 20년 넘게 몬트리올에 살면서 처음 방문해 본 '장 드라포 공원'에서 '유레카'라는 과학 축제가 지난 주말에 있었다.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열리는 이 행사에는 다양한 업체와 기관, 대학에서 과학에 관련된 홍보와 워크숍이 선보였고 많은 가족들이 참가해 열기를 더했다.

 

 

남편, 다미안과 함께 토요일 일찍 그곳에 도착했을 땐 별로 사람이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시간이 가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고 첨엔 다소 시큰둥하던 다미안도 다른 아이들이 관심을 갖자 덩달아 관심을 드러내며 행사에 참가했다.

 

'장 드라포 공원'은 그 자체로도 광활하지만 특히나 올림픽 경기 사이즈의 수영장과 인공해변이 멋져 보였다.

날씨가 조금 쌀쌀해도 이 수영장을 즐길 수 있는 이유 중에는 적정온도를 맞춰 온수가 공급된다는 것도 한 몫하는 듯했고, 무엇보다 지역사회 수영장에서는 음식물반입을 철저히 금지하지만 이곳에선 간단한 샌드위치와 음료, 스낵  정도는 반입이 가능하다 해서 다음에 꼭 재방문해야겠다고 맘먹었다.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저 멀리 몬트리올의 마천루와 랜드마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도 멋졌고, 가까이서 생-로랑 강을 지켜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또한 여기저기 마련된 피크닉 테이블에서 삼삼오오 모여 점심과 다과를 즐기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 준비해 간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가져간 매트를 강가 바로 앞에 펼쳤던 것도 좋은 추억거리로 남을 듯싶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우리는 '유레카' 행사 동안 또 공원에 위치한 'Biosphère' 환경박물관 역시 무료입장이 가능해 그곳을 찾았다. 

바깥의 찬란한 햇살에 몸을 덥힌 후 시원한 실내에서 여유롭게 다른 전시를 구경하는 재미 역시 쏠쏠했다.

 

 

다음날인 일요일은 5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라 '프리 뮤지엄 데이', 즉 몬트리올 대부분 미술관과 박물관은 공짜로 입장이 가능하기에 원래는 그걸 계획했는데 다미안이 체육활동을 원했다.

우리 동네 육상트랙에서 5월과 6월 초 네 번에 걸쳐 아이들 체육 코스를 무료로 해주는데 거기에 참석하길 원한 거였다.

 

그전에 신청 이메일을 보내봐도 메일이 반송돼 혹시 하는 마음으로 그곳으로 향했다.

사정을 얘기했더니 이미 참가자들 신청은 다 받았고 워낙 많은 이들이 접속해 사이트를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혹시 몰라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렸더니 많은 아이들이 더운 날씨 탓에 참가를 포기한 건지 참석이 가능하다고 했다.

 

 

승부욕이 강한 다미안은 내기인 걸로 예상하고 자못 흥분한 눈치인데, 일단은 다양한 체육 연습이 행해졌다.

처음엔 조금 시큰둥하게 참석하더니 강도가 조금씩 세지자 승부욕을 발동하면서 다미안은 흥미롭게 임했고, 

그 결과 달리기에서도 장애물 뛰어넘기에서도 제일 잘해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엄마, 아빠 둘 다 체육활동에 빼어난 편이니 당연하기도 하지만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보는 건 즐거운 일임에 분명했다.

날씨는 더웠지만 끈기와 새로운 체육활동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건 말할 필요도 없겠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