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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도쿄 여행기 4 '포켓몬 센터', 오모테산도 거리와 힐즈 '젤라토 피크 카페'

'포켓몬 센터'엔 그야말로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본능적으로 난 줄부터 서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다 기다리고 있으니 할 일 없는 나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 그것이었다.

난 줄을 섰고 다미안은 열심히 눈을 굴리며 자기가 원하는 걸 찾아 나섰다.

남편은 다미안과 함께 구경하면서, 의견도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고, 다미안은 원하던 도쿄 포켓몬 센터 익스클루시브 포켓몬 카드를 주문했고 그밖에 자신이 집어온 물건들을 내놓았다.

운 좋게 즉석에서 세금이 제해졌다.

우리 모두는 기쁜 마음으로 파르코 백화점을 나설 수 있었다.

기뻐하는 다미안, 그리고 그런 다미안을 바라보는 남편과 나 역시 너무도 기뻤으니까!

 

밖은 아직 더워 힘들었지만 우린 오모테산도 힐즈(오모테산도 거리에 있는 안도 타다오 건축물로 유명한 쇼핑몰)까지 걷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그건 잘 한 결정이었는데, 자칫 놓칠뻔한 시부야의 또 다른 안도 타다오 작품인 '공중화장실'을 구경할 수 있어서였다.

그리고 작은 거리에 있는 정갈한 숍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물론 빼놓을 수 없었다.

그전엔 유명한 '미야시타 공원'을 품은 쇼핑몰도 지나쳤다.

지친 남편과 다미안에게 저길 올라가자고 할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아 아쉽지만 그냥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드디어 우린 오모테산도 힐즈에 도착했고, 시원한 기운이 먼저 우릴 반겼다.

그 후 눈에 들어온 건 스킵 플로어로 디자인된 안도 타다오의 작품, 즉 자연스럽게 통행이 가능하면서도 숍들과 접근 가능한 멋진 쇼핑몰 내부의 광경이었다.

 

'역시군!~'

을 속으로 외치며 남편과 다미안의 눈치를 살폈다.

막 오모테산도 힐즈로 들어오기  전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고, 어떻게 보면 그 둘은 비를 피해 들어온 건물 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을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동상이몽>이란 단어가 떠올랐지만 상관없었다.

각자 눈에 넣을 것을 넣으면 그만일 테니까 말이다.

약간 피곤해 보이는 남편에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여기저기 구경 다니기도 어려웠다.

우린 사람들이 앉아 쉬고 있는 그곳을 조금 구경하다 출출한 김에 이곳에서 비도 피할 겸 이른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해서 급하게 인터넷 검색을 해 봤는데, 바로 근처에 있는 '젤라토 피크 카페' 리뷰가 괜찮아 보였다.

벌써 사람들은 줄을 서기 시작했고, 우리도 급히 합류했다.

꽤 기다린 끝에 우린 착석할 수 있었고, 이런저런 음식들을 주문했다.

일본 카페답게 비주얼은 다 훌륭했고, 맛도 괜찮았다.

다만 엔저라지만 위치 때문인지 가격은 전혀 엔저를 느낄 수 없었다는 게 조금 걸리긴 했다.

 

비가 그치길 조금 더 기다리다 우린 밖으로 나왔고 어둠이 깔리고 있는 시부야를 뚫고 우린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어차피 야경은 물 건너갔고, 마지막으로 내일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유명하다는 도쿄역 야경!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우린 세븐일레븐에 들러 각자 먹고 싶은 군것질 거리를 챙겼다.

난 어김없이 에그 샌드위치를, 다미안은 에그 샌드위치와 간식 푸딩을, 남편은 커피와 요구르트를 집어 들었다.

호텔로 돌아오니 마치 집에 돌아온 듯 안도감이 느껴졌다.

왜 아니겠는가? 이렇게 긴 하루를 보냈던 게 얼마만인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