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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도쿄 여행기 3 '츠키지 시장'과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

by 몬트리올 아리랑 2024. 9. 8.

본격적인 여행 이틀 째날, 우린 역시 아침 일찍 서둘러 '츠키지 시장'으로 향했다.

어제보다 훨씬 수월해진 지하철 타기를 통해 심적인 안정감이 느껴졌고, 덕분에 날씨만 받쳐준다면 오늘의 여행은 꽤나 만족스러울 거 같단 예감이 어느 순간 확신으로 다가왔다.

 

다행스러웠던 건 또 있었다.

몬트리올에서부터 도쿄 날씨를 여러 번 체크해 왔는데, 처음엔 7월 초 장마기간이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많았었지만 어느 순간 흐리긴 하되 비 온다는 예보는 사라져 버렸던 것.

우린 굳이 우산을 챙길 필요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그 자리에 대신 보온병을 채웠다.

더운 날씨 탓에 수시로 얼음을 구입해 보온병에 채울 요량으로 말이다.

 

 

나름 일찍 왔다고 여겼는데 츠키지 시장에 도착해 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그럼 그렇지! 아니, 그렇겠지!'

도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확실한 츠키지 시장은 우리 말고도 모두의 <워너고우> 장소일 테니까.

 

일단 시장 초입에서부터 긴 줄과 급박한 사람들의 눈 돌아가는 광경이 우릴 맞았다.

우리 역시 뭘 먹어볼까, 아니 솔직히 남편과 다미안은 크게 관심 없어 보였지만 이 여행의 대장격인 내 급선무는 나를 비롯해 나머지 두 사람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량질의 군것질 거리를 잽싸게 포착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일단 일본의 다양한 '오니기리'를 맛보기로 하고 긴 줄에 잽싸게 합류했다.

그리고 명란(명태자라고 쓰여 있었다.)과 새우가 들어간 것을 선택했고, 연어김밥도 하나 주문해 1,274엔을 지불했다.

제대로 된 식당가가 아니니 우린 길 한쪽에서 쪼그리고 앉아 맛볼 수밖에 없었고, 그 또한 추억이라는 정신승리와 함께 '츠키시 시장 먹거리 탐방'의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인파를 뚫고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와규 초밥'집.

세 조각에 가격이 3,300엔인데 다미안이 원해 주문했고, 남편과 나는 한 개를 반씩 나머지는 다미안이 먹곤 만족해했다.

그리고 내게 '맛있다'가 일본말로 뭐냐고 묻더니 소고기를 굽는 청년에게 다가가 '오이시이!'라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그 후 남편은 북해도 아이스크림을 맛봤고, 조금 이른 점심을 먹기로 작정하고 '츠키지 시장'에서 유명한 카이센동집으로 들어섰다.

성게알을 좋아하는 나는 성게알과 지방이 두둑한 참치뱃살을, 다미안은 참치뱃살을, 연어알을 좋아하는 남편은 연어와 연어알이 들어간 걸 주문했고 도합 16,600엔을 지불했는데, 그중 내 것이 가장 비쌌다.

 

 

포만감과 함께 츠키지 시장을 벗어난 우리는 더위 속을 걷고 걸어 다음 행선지로 향했는데, 그곳은 바로 일찌감치 예약을 끝낸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

어른만 예약이 되고 어린이는 현장 구매인지라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시간이 아직 안 됐다고 기다리란다.

시부야 스카이 몰 14층에서 잠시 기다리다 다미안 표를 구입한 후 기대감을 잔뜩 품고 45층으로 향했다.

 

작렬하는 태양으로 인해 언제든 전망대는 폐쇄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여기저기 쓰여 있었고, 다행스럽게 우린 옥상 테라스까지 갈 순 있었다.

하지만... 혹시는 역시였고, 뜨거운 태양이 한없이 내리쬐는 그곳에서 우린 오래 버틸 수 없었다.

말 그대로 눈도장만 대충 찍고(그나마 난 사진을 남겼지만 남편과 다미안은 이런 덴 왜 왔지? 하는 표정으로 일관했다!) 서둘러 그곳을 벗어나 그늘 속으로 몸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굳이 탓을 하자면 여름에 여행할 수밖에 없었던 여건을, 역시 내 손가락이 느려 일몰 시간대를 놓친 걸 탓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다소 허탈한 심정을 부여잡고 우리 셋은 터벅터벅 다음 행선지로 향했으니, 거긴 바로 다미안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곳,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 안에 위치한 '포켓몬 센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