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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도쿄 여행기 2 '도쿄 도청 전망대' '아자부다이 힐즈'와 신주쿠 '버스킹'

by 몬트리올 아리랑 2024. 9. 5.

이번 도쿄 여행의 테마를 나 스스로는 '건축물 탐구'라 정했다.

멋진 건축물에 관심이 많은 나는 좀 더 욕심 내 다미안에게도 멋진 건축물을 되도록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해서 여행을 계획하면서는 물론 여행 떠나기 전에도 다미안에게 강조했다.

"넌 포켓몬에 가장 관심이 많겠지만 그것 외 도쿄의 멋진 건축물에도 신경 좀 쓰렴~"하면서.

 

고작 11살이 다미안에겐 너무 과한 요구였는지도 모르겠다.

다미안이 또래에 비해 조숙한 건 사실이지만 아직은 자기 좋아하는 것에만 눈이 가는 게 당연한 나이일 테니.

거기에 또 하나 이유를 덧붙이자면 도쿄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더웠다.

푹푹 찌는 날씨 탓에 도대체 정신 제대로 잡고 뭘 할 수가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계획했던 건축물 탐구는 그저 나만의 희망사항이 되고 말았다.

최근 부쩍 몸이 안 좋아진 남편 역시 오래 걷기를 힘들어했고, 나 역시 지치니 눈에 들어오는 거라곤 시원한 냉방이 설치된 실내뿐이었다.

그렇게 계획에서 완전 벗어나는 일정의 연속이었다.

 

도쿄 도청의 위용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신주쿠의 명물인 일명 '코쿤타워', 일본 전문대학의 모습.

 

그건 그렇고, 그래도 일단 가능한 한 많이 새로운 것을 눈에 넣고 싶었던 나는 실내와 실외를 조화롭게 탐방하기 위해 애썼다.

그 결과 힐튼 호텔에서 당 충전을 충분히 한 다음 우린 다음 여정으로 근처에 위치한 '45층 도쿄 도청 전망대'로 향했다.

원래 도착한 날 야간에 방문하려고 계획했었는데 늦게 호텔에 도착하는 바람에 그럴 의향도 사라졌지만 알고 보니 운영시간이 오후 5시까지로 변경돼 있었다.

해서 우린 어쩔 수 없이 낮에 감상할 수밖에 없었고, 이때 아니면 다른 날을 기약할 수 없어 그렇게 하기로 했다.

 

도쿄에 있는 수많은 전망대 중 무료라는 메릿도 확실하지만 일단 신주쿠 지역의 유명 건축물들은 다 조망이 가능하다는 게 무엇보다 좋았다.

시간 상 날씨 상 '신주쿠 쿄엔' 방문도 물 건너 간 게 확실해 더더욱 좋은 기회라 여겨졌다.

다미안은 그곳에서 가족과 친구에게 줄 기념품 고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전망대에 올라 도쿄의 건물을 감상하는 것엔 도통 관심이 없어 보였다.

 

저 멀리 스카이 트리 전망대도 조망 가능했다.
밤마다 쇼가 열리는데 이것도 놓치고 말았다.

 

난 혼자 열심히 저 아래 펼쳐진 광경들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여름을 피해 언젠가 다시 방문할 걸 다짐했다.

도쿄 도청 전망대가 아닌 도쿄라는 도시 자체를 말이다.

그곳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낸 후 우리는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중간에 근처 전자상가에서 유심을 구입했다.

클룩에서 '도쿄 디즈니랜드' 예약 때 무료로 받았던 이심이 작동하지 않았기에 7기가, 8일 사용 가능한 유심을 30.80엔에 구입했다.

 

원래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아자부다이 힐즈'를 구경하고 다시 지하철로 이동해 '롯폰기 힐즈'를 비롯한  지역 일대 야경을 감상할 계획을 세워뒀었다.

'아자부다이 힐즈'에 도착해 우선적으로 우린 더위를 뚫고 실내로 들어가 야심 차게 전망대로 향했다.

무료 전망대에서 도쿄타워도 구경하고 도쿄의 야경을 눈에 넣을 계획이었다.

헌데 워낙 일찍부터 계획을 짜 놓은 탓인지, 다시 확인을 하지 않은 탓인지 언제부터인가 '아자부다이 힐즈 전망대'는 유료로 바뀌어 있었다.

 

아자부다이 힐즈에선 도쿄의 상징인 도쿄 타워가 확실히 잘 보였다.
이것도 유명 설치 미술가 작품이라던데~
아자부다이 힐즈는 도쿄 부촌 중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란다. 

 

우린 다음날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를 이미 예매해 놓았던 터라 다시 전망대에 돈을 쓰고 싶진 않았다.

우린 허탈하게 내려왔고 대신 '아자부다이 힐즈'의 녹색 정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역시 더위 탓에 '롯폰기 힐즈' 야경을 패스하고 대신 신주쿠 '돈키호테'를 방문하기로 했다.

물론 이와 같은 계획은 다 내가 정한 것이었고, 남편과 다미안은 그저 따르는 입장이었다.

날씨 탓에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건 우리 셋이 합의한 사안이었지만 말이다.

 

돈키호테를 방문해 필요한 물품들을 쇼핑하고 더위가 한 풀 꺾인 신주쿠 거리를 걸어 호텔로 돌아오면서 우린 색다른 광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JR 신주쿠 역' 앞의 거리공연이 바로 그것이었는데, 다양한 이들이 자신들의 장점을 드러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모습에서 일본에서의 삶이 치열한 서울에서의 삶만큼이나 버거워 보였다.

물론 자신이 원해서 하는 행위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행위를 열정만으로 볼 수 없었던 건 당시 내 심사가 그랬기 때문일까?

무언가 원하는 대로 가고 있지 않는다는 약간은 억울한 감정, 여행임에도 유쾌하지만은 않은 뭔가 찜찜한 기분 같은.

 

 

스위트 뷔페가 워낙 늦은 시간이기도 했고, 더위에 지쳐 입맛도 잃은 우리 셋은 편의점 음식으로 저녁을 대치하기로 했다.

그 유명한 편의점표 '에그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문 순간의 감동이 여전히 뇌리에, 입가에 남아 있는 듯하다.

정제 밀가루를 사용하는 빵은 입에도 대지 않는 내 입에서 '아! 이래서 일본 편의점 음식, 편의점 음식 하는구나!~'가 절로 나왔다.

다미안 역시 '에그 샌드위치'에 빠졌고, '멜론 팬'도 빼지 않고 즐겼다.

남편은 '햄 앤 치즈 샌드위치'와 편의점표 냉커피를 좋아라 했다.

그렇게 간단하게 저녁을 마친 우리는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며 첫날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내일은 조그만 덜 덥기를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