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일랜드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몇 가지를 들자면, 우선적으로 영어영문학을 공부했던 내가 제일 처음 만났던 외국인교수님께서 아일랜드 조상을 가진 시카고 출신에, 그레고리펙을 닮은 외모의 훤칠하고 박학다식했던 분이었다라는 이유가 있다. 그 분께서는 성패트릭 날이 되면 몇 명의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아일랜드의 축제를 학생들과 함께 즐기셨는데, 그때 받았던 아일랜드인들의 풍류와 열정이 내 머릿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는, 그리고 졸업반 기념으로 영어로 원어연극 할 당시 내게 연극계로 진출하면 좋을 것 같단 응원의 말씀이 내 가슴 속에 고이 박혀있다는 이유도 덧붙여야 할 것같다.
그 밖에 아일랜드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와 많이 닮아있다는 점도 아일랜드에 무한한 애정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그들이 영국의 침략과 압제에 시달렸고, 영국에 항거하기 위해 독립운동을 벌였고, 결국 독립을 쟁취했던 걸 봤을 때 그들의 역사는 일본에 대항했던 우리의 지난한 역사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말이다.
더불어 아일랜드 사람들은 우리 민족처럼 음주가무를 즐기는 낙천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알려져 있고,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비극적 역사를 가졌던 민족답게 우리민족의 특성인 ‘한’과 유사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한이 내재되어 있어 그걸 떨치기 위해 음주가무를 즐겼던 건 아닐까 라는 개인적인 추측이 있긴 한데, 이유야 어떻든 우리와 비슷한 정서를 가진 서양인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유난히 가깝게 느껴진다.
어쩜 그들 안에 ‘한’의 정서가 깊어서일까? 아일랜드인들 중엔 뛰어난 문학작품을 쓴 작가들이 꽤 많은데, 그 중에서도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인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는 영문학도들이라면 꼭 도전해보고 싶어하는 소설이고, 나 또한 언젠가 그가 숨쉬었던 더블린을 방문해 그의 숨결과 그의 의식의 흐름을 쫓고 싶단 꿈을 오래도록 간직해왔다.
덧붙여, 내가 좋아하는 U2, 더 코어즈, 보이존의 로넌 키팅, 데미안 라이스, 웨스트 라이프, 엔야와 같은 가수 혹은 그룹, 007 역의 피어스 브로스넌,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같은 배우들이 태어나고 활동한 그곳을 찾아보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 아닐런지…
바로 이러한 이유로 난 언젠가 꼭 아일랜드, 그곳의 수도인 더블린을 방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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