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살면서 나 늘 스스로를 경계인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고 성장했으니 속은 한국인이
분명하지만 엄연히 한국을 떠나 삶의 둥지를 새로 틀었고 국적
또한 캐나다인이 되었으니 겉은 캐나다인이라 이도저도 아닌
경계인이라고.
나의 정체성이 이러한 것 외에도 캐나다에 있는 나의 가족 말고도
한국에는 내 어머니와 내 여동생이 살고 있으니 캐나다에 오면
한국 가족 생각이, 한국에 가면 캐나다 가족 생각이 늘 나를 압도
하니 늘 나는 한 편으론 행복해도 한 편으론 그리움에 쓸쓸한
감회에 사로잡혀 있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란 생각에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이란 생각을 멈출 수 없었던 거고.
그래서 생각 끝에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말 즉, 부모님 돌아
가시면 못 해 드린 것만 생각나고 후회막심이란 그 말을 기억해
일년의 반까지는 못 되더라도 고국의 어머니를 뵙고 함께 지내고
여행하며 기쁘게 해 드려야겠단 결심에 이르러 고국행을 결정했고
이번엔 꽤나 오래 머물 예정이다.
내 나라에 오니 좋은 건 여러 가지지만 그 중에서도 그리웠던
내 어머니와 동생(그리고 좋은 친구들)을 보게 된 것 외에 가장
좋은 건 역시 내 나라 음식이다!
캐나다에선 한국처럼 맛있는 한식당도 없으니 대개는 스스로
한식을 해 먹게 되고, 그러다보니 손이 많이 가거나 재료 구하기
어려운 음식은 해 먹을 수도 없고,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에
나오면 무엇보다 토속적인 음식들을 많이 찾게 된다.
그래서 즐겨찾는 곳은 친정에서 가까운 나물 많이 나오는 백반
집, 그리고 생선집이었는데 즐겨 찾던 생선집은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이번엔 특별히 어머니 팔순 생신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외식을 자주 하게 됐고, 며칠 뒤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도 예약
어렵다는 식당을 방문해 세 모녀가 오붓하게 식사를 즐길 예정.
캐나다에서도 한식(인터넷을 통해 레시피를 얻어 빼곡하게 정
리정돈까지 해 가면서)을 꽤 해 먹는 편이지만 고국에 와 먹는
한식의 맛과는 재료에서나 맛, 분위기로나 아무래도 차이가
있는 듯. 거기에 더해 내 손으로 해 먹는 것과 누가 해 준 것을
먹는 것 외 나와 전문인인 요리사가 하는 맛 차이도 분명 있지
싶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캐나다에서 그동안 간헐적 단식을 하며 꽤 줄인
체중이 한국에 와 다시 늘면 어쩌나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한국음식 사랑! 이를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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