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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이야기

프랑스 특유의 유머가 돋보이는 코미디'Le Dîner de Cons'

오랜만에 꽤 오래된 프랑스 영화를 감상했다.

제목을 우리말로 옮기면 '바보천지들의 저녁식사'쯤 되겠는데, 제목에서 감 잡을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바보스러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바보 같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했던 많이 비열하고 무례한 한 사람이 실은 바보 같은 사람으로 인해 자신이 진정한 '바보'요 '루저'라는 걸 알게 된다는, 말하자면 역설적 교훈을 유머와 함께 보여주는 코미디를 표방한 드라마 장르 영화다.

 

외모에서부터 웃음을 자아내는 주인공 프랑스와 삐뇽은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착하다 못해 너무 어수룩한 처신으로 냉정한 출판업자이자 부르주아인 사악한 피에르 브로샹의 레이더(?)에 포착된다. 그로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받고 들뜬 프랑스와는 피에르의 진심을 모르는 채 그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그로부터 반나절 동안의 해프닝이 보는 이로 하여금 포복절도할 웃음과 진한 감동을 동시에 경험하게 만드는데…

 

사실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기본적인 프랑스어에 대한 이해가 전제된다는 조건을 붙일 수도 있겠지만(영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불어로 '그, 혹은 그녀의 여형제'를 뜻하는 'Sa soeur'가 이름 'Sasseur'와 헷갈려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이게 또 많은 웃음을 주는 것과 같은 예), 굳이 불어를 모르더라도 전반적인 영화의 주제와 흐름에는 거의 상관이 없다고 보는 게 무방하긴 하다.  

불어를 이해하는 것이 훨씬 재미나게 영화를 이해할 소지가 높다는 이야기를 그냥 좀 덧붙이고 싶었을 뿐이다.^^

 

이 영화는 특별히 얼간이라서가 아니라 살아가다 보면 우리들 모두가 함! 직할만한 실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고, 동시에 약삭빠르지 못하고 진솔한 사람들이 자신의 심중을 그대로 드러낸다거나 남의 일을 잘 되게 해 주려다 오히려 더 화를 좌초하는, 하지만 선의는 결국 상대의 마음에 깊은 감동으로 다가간다는 뭐 그런, 꽤나 묵직하게 가슴에 와닿는 교훈적 이야기와 재기 발랄하면서도 탄탄한 각본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훈훈한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고로 바로 이 점에서 이 영화는 코미디 형식을 빌린 드라마 영화라 여겨진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무시하면서 만인의 웃음거리로 삼으려던 사람이 결국에는 자신의 삶에서 뭐가 잘못되었던 거였는지를 깨우쳐주고, 사람이라면 어떤 심성을 가져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장면은 꽤나 울컥하게 만들어 살짝 감동의 눈물을 찍어낼 관객들이 꽤 될 듯싶다.

역지사지, 역전, 역 발상 뭐 이런 역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보너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