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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이야기

넷플릭스 드라마 '퀸메이커', 이 드라마가 불편한 이유

 

다른 드라마 리뷰도 그렇지만 특히 이 드라마에 대한 내 감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는 걸 먼저 밝히고자 한다.

 

아직 감상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스포가 될만한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을 예정이고, 일단 드라마가 보여주는 상황보다 현실은 더 처참하고 암담한 지라 거기에 대해서도 언급을 최대한 자제할 요량이다.

 

대신 지금부터는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가 불편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먼저, 지극히 단순하고 뻔히 보이는 전개방식에 대한 불만을 말하고 싶다. 마치 아침드라마나 막장드라마처럼 앞으로 전개될 일들이 너무 명약관화하다. 더불어 촘촘하지 못한 서사가 널 뛰듯 개연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예를 들어 갑자기 어제까지 충성하던 마중석이 난데없이 서민정의 치부를 드러내는 장면, 자매처럼 지내던 인물이 사소한 약점에 졸지에 배신자로 기자회견에 서는 장면 등 몇몇 장면들이 너무도 평면적인 신파처럼 보인다.

 

둘째, 왜 의식 있든 강단 있든 센 여자들은 하나 같이 담배를 입에 물고 나타나는지 그 부분도 너무 구태의연해 보인다. 여기서, 그런 장면이 자주 노출되면 정신건강에도, 신체건강에도 모두 해롭다와 같은 구태의연한 지적질은 하지 않겠다.

다만 부지불식 중 어린 여자 아이들에게 폼나는 여자가 되려면 담배는 필수 뭐 이런 인상을 줄까 그게 염려되긴 한다.

 

셋째, 주인공을 맡은 황도희역의 김희애 배우 얼굴이 내겐 참으로 부담스러워 보였다는 점이 또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였다. 물론 외적인 요건이 그 누구보다 요구되는 업이니 피치 못할 수도 있겠지만 큰 화면에 부자연스러운 얼굴이 자꾸 클로즈업되니 드라마 집중하기에 애를 먹은 게 사실이었다. 과도한 치장 또한 드라마 캐릭터에 걸맞지 않은 듯 보여 그 점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고.

 

넷째, 드라마 곳곳에서 어디선가 봤던 기시감을 느끼게 만드는 장면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도 이 드라마가 매력 없는 이유 중 하나일 듯싶다. 첫 번째 이유와 겹칠 수도 있겠지만 너무 쉽게 가는 거 아닌가 싶을 만큼 대본의 허약함이 도드라져 보인다. 대본이나 연출에서 좀 더 세련되게, 티 나지 않게 만들 순 없었을까?

 

이상 이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느꼈던 감상을 읊어봤는데, 방송작가 교육을 받을 때 배웠던 게 떠올랐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칠까 한다.

 

"대본은 집을 짓는 것과 같다! 기초부터 단단하게, 등장인물들은 평면적이지 않게 갈등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감정을 만들어 키워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