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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비주류를 찬양하는 당당한 목소리!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 책은 주류에 합류하기를 무엇보다 소망하는 세상에 넘치고도 넘치는 못나(?) 보이는 인간군들을 통쾌하게 야유하는 아주 발칙한 소설이다.  동시에 작가 박민규는 허접한 삶은 있어도, 허접한 열정은 없다는 걸 아주 생생하게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리고 과연 “허접함”이라는 게 뭘까라는, 즉 허접함의 정체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깊은 의문과 자의식에 빠지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를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갈등과 고뇌를 확립하게 만들고, 밖으론 전 인류 공동의 “선”을 새로 다져보기에 이바지하게 만든다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바람직함이라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받았던 파쇼적 교육의 힘이 사실 우리들의 삶을 량적, 질적으로 향상한 건 숨길 수 없는 진실이지만 그 진실의 이면, 즉 겉으로 드러난 성장 밑에 드러나지 않는 반사적 후유증에 대해 아주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도 이 소설의 또 다른 이바지다.  

그건 또 엄밀히 말하자면 누구의 잘못도 아닐 수 있겠지만, 분명한 건 책임질만한 인물을 찾아낼 수 없다고 해서 그런 결과물조차 없었다라고 부인할 순 없다는 냉엄한 현실이 또 존재한다는 진실은 여전히 남는다는 그 사실을 우리들에게 아주 명확히 인식시켰다는 바로 그 점이기도 하다.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들의 몽매함을 일깨우는 그의 방식은 참으로 독특하면서도 흥미롭다 여겨진다.  사실 보통은 대충 철없다고 여겨지는 어린아이 시절에서부터 성인이 되는 그날까지 꿋꿋하게 지조를 지켜내는 두 주인공(물론 그중 하나는 중간에 제정신을 차리긴 했지만)의 멋진 인간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들이 세상을 대면하는 방식 또한 개성 있고, 쿠울~스러우니 말이다.

 

또한 이 소설은 우리들에게 역 발상, 역전, 역설 뭐 이런 “역’의 철학을 교묘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 그건 어쩜 우리네 삶에서 실제로 종종 볼 수 있는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교훈을 새로운 버전으로 들려주는 게 아닐까 란 생각을 해 보게 한다.  그러니 그가 보는 인생에 있어서의 성공과 한 인간의 도리랄까, 당연히 지향해야 할 가치관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우리들이 생각해 왔던 그것들과는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여겨진다.

 

그의 이러한 철학을 만약 작가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대로 표현해 보자면,

 

조성훈과 나는 모월 모일 모시에 각각 스스로 배우고 익힘이란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모자란 얼은 지양하고 빛난 얼은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진선미적 균형 있는 삶을 확립하고,

밖으로 네 가족과 이웃화합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너와 나의 나아갈 바를 밝혀 삶의 지표로 삼는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 외 진리와 진실을 당근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 외 용기와 순수 발랄함 또한 담대하게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되 너무 서두르지 않으며,

말로만이 아닌 창조적인 사고와 순수한 열정을 할 수 있는 한 맘껏 함양한다.

또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는 것도 좋지만,

경애와 신의에 깊이 뿌리박은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받고 실천해서,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정신을 북돋우며 윈-윈 한다.

우리의 진실, 창의, 협력과 실천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융성이 곧 나라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철저히 누리고 또 누리며,

스스로 나 자신부터 세우고 그다음 이웃, 국가 발전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정신을 드높인다.

반공 민주 정신, 거기에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서로를 아끼는 삶이 곧 우리의 삶의 길이며,

자유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조국 외 서로 양보하고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 자발적 사고를 지닌 신실한 한 인간으로서,

나와 너의 사랑과 슬기를 모아 사심 없는 노력으로 삶의 질 향상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하자.

 

얼추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다.

 

그러니 이 소설은 개개인의 개성을 죽이고 평생 남들만 흉내 내면서 살아가야 하는 원숭이 같은 삶을 지양하고, 각자가 진실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라는 작금, 하나의 잠언이 되고 있는 여타의 자기 계발서와 표현 양식에선 차이가 나지만 그 맥은 통하고 있다 보인다.  

거기에 또 빨리빨리 병(?)이 몰고 온 정신의 황폐함과 무의식적 집단의식을 통렬하겐 아니고, 은근슬쩍 비트므로 인생, 성공 그게 뭐 그리 별 것이어야 하느냐고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묻고 있다 여겨진다.

 

한 마디로, 세상에는 잘난 이들도 존재하지만 그 반대의 인간 류도 건재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자는 이야기고, 어떤 구체적인 기준을 따로 정하지 말고 각자 잘난 맛에 살자는 주장이고, 인생이라는 건 그렇게 별 게 아니니 즐기면서 천천히 가자~ 는 요지를 내포하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절대 비현실적이지 않은, 우리에게 느림의 미학을 주지시키며 우리의 숨통을 확~ 뚫어주는, 그런 책이 바로 이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