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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이야기

몬트리올 최대 마라톤 현장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남편과 나는 올림픽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그 이유는 토요일엔 다미안이 5킬로미터 마라톤에 도전했기 때문이었고, 일요일엔 다미안 엄마가 해프 마라톤(21.1킬로미터)에 도전했기 때문.

참고로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은 우리나라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던 양정모 선수가 유도 경기를 펼쳤던 곳이다.

 

몬트리올 살면서 꽤 오래전 여름 몬트리올국제 재즈 페스티벌 때를 제외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운집한 건 처음 본 듯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하게도 아침 일찍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가족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토요일 남편과 나도 다미안을 응원하기 위해 일찍 그곳을 찾았었고, 마라톤 참가 전 다미안을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마라톤 경기 전의 모습.

경기가 끝나고 메달을 따고 난 후의 모습.

그곳엔 우리의 태극기도 펄럭이고 있었다.

 

토요일 다미안은 우리 집에서 자고 엄마 마라톤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일요일 또 그곳을 방문했는데,

해프 마라톤은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이 걸리니 출발시간이 아닌 끝날 시간에 맞춰 그곳으로 향했다.

 

전날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그곳은 북적였는데, 알고 보니 그날 해프 마라톤 참가자는 7,400명, 풀 마라톤 참가자는 2, 600명이나 참가했다고 한다.

거기에 그들의 가족, 지인을 합치면 적어도 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지하철도 서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복잡거렸고,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사람의 물결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다미안은 엄마와 함께 남았고, 남편과 나는 그곳을 떠나오면서 근처에 있는 뮤지엄에 잠깐 들렀는데, 1인당 입장료가 14달러라고 해서 첫 일요일 무료 관람을 이용하기로 하고 겉만 둘러보고 나왔다.

 

 

그리고 지하철로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해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중국식 덤플링이 오늘의 메뉴였는데, 구글 평점이 4.0이라지만 혹시 몰라 처음엔 조그만 주문 했고, 맛본 후 

추가주문을 했다.

육즙이 나오는 게 예전 북경 '딘타이펑'에서 먹었던 덤플링에 버금가게 맛나 아주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쳤다.

 

그래피티로 뒤덮힌 공중전화 박스.

몬트리올은 밤의 문화도 꽤 명성(?)이 있단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소화도 시킬 겸 걷고 또 걸어 후식을 먹을 장소를 남편이 픽했는데, 그곳은 몬트리올 가이드북에도 나오는

'카페 올림피코'라는 곳.

원래 본점은 올드 몬트리올 근처인데, 매길 대학 근처에 분점을 냈다고 해서 그곳으로 향했다.

아담한 곳이지만 손님이 줄 서서 기다리는데, 워낙 이곳 사람들은 기다리는 문화에 익숙해 혼자 카페를 운영하는데도 불구하고 누구도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볼 수가 없다.

게다가 커피를 만드는 사람도 손이 빨라 제대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한국에서 맛본 아포카토가 그리워 꽤 오래전 몬트리올에서 시도해 본 적이 있는데, 참으로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있었다.

해서 처음 메뉴에서 아포카토를 봤을 때 남편이 조금 망설였지만 후식 대신 달달한 게 땡겨 그냥 속는 셈 치고 주문해 봤다.

그런데 맛을 보니 웬걸! 맛이 꽤 훌륭했다. 젤라토도 맛있었고, 에스프레소가 아주 많이 훌륭했다!

덕분에 남편과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소화(?)도 시킬 겸 근처 상가를 구경하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막상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니 그제야 피곤함이 느껴졌다.

전날에 이어 이틀 내리 외출에, 꽤 걸어 다녔고, 특히 일교차가 심한 날씨 탓인지 나도 모르게 눈이 스르르 감겼다.

아침 일찍부터 바빴던 이틀이었지만 만족스러웠던 시간으로 기억될 이틀이었는데, 특별히 전날엔 결혼기념일까지 겹쳐 더욱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될 듯싶다.

 

포르투갈이 본점인 '타임이웃'이란 푸드코트 내에 요리 경험이 가능한 곳이 있었다는 걸 오늘에서야 첨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