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우리가 먹었던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은(일명 점저) 바로 문어요리와 정어리 구이!
우리처럼 삼면이 바다인 포르투갈은 해산물이 풍부해 해산물 맛보기에 최적화된 곳이 분명했다.
사실 남편은 생선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워낙 해산물을 좋아하니 할 수 없이 날 따라 해산물 식당에 오게 됐고, 그 결과 정어리를 맛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남편은 자신이 맛본 최고의 정어리 요리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 후 생선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달라졌다고 믿는다.
참, 그전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식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고, 식당 앞 야외 좌석에서 식사를 하던 두 남자분은 졸지에 비를 맞게 됐는데, 개의치 않는다는 듯 그대로 앉아 식사를 계속했지만 웨이트리스가 우산을 들고 나타나 식사하는 그들을 받쳐줬다는 재미난 풍경에 대해서도 말해야 할 거 같다.
잠시 후 우린 좌석을 배정받아 앉게 됐고, 조금은 비좁은 테이블 배치로 답답함을 느꼈지만 주문 후 나온 음식을 보곤 그마저 잊고 먹기에 몰두했음을 또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겠다.
난 문어구이에 찐 감자, 남편은 정어리구이에 프렌치프라이가 곁들여졌고, 우린 서로의 음식을 맛 보여주면서 식사를 마쳤다.
그렇게 맛있는 점저를 먹은 우리는 또 주변을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맘에 드는 레트로 감성의 카페(PALEIO)를 발견해 그곳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동안 또 한 차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비를 피해 카페에 몰려들었고, 우린 마치 속세를 떠난 선비마냥 유유자적하는 심정으로 사람들을 관찰하고 시간을 죽였다.
지금 돌이켜봐도 여행지에서 그렇게 한가롭게 시간을 보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
다시 길을 나서 여기저기 둘러보며 리스본에 어둠이 내리는 걸 즐기던 우리는 입가심용으로 다시 프렌치 프라이즈 가게를 찾아 뚝딱 1인분을 나눠 먹고 리스본의 명물 캔해물을 사들고 호텔로 돌아왔다.
비행기 스케줄에 따라 본의 아니게 리스본 3박이 4박이 되어버려 우린 새로운 호텔에 1박을 예약했기에 다음 날 호텔을 옮겨야 했다.
해서 우린 대충 짐을 정리한 다음 어제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아침 다시 오늘의 그 브런치 집을 찾을 생각에 들뜬 가슴을 간직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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