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도착한 우린 숙소로 가기 위해 나리타 익스프레스 기차대신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난 왕복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원했지만, 남편은 초행길에 짐과 함께 고생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해서 우린 편도 요금 어른 둘에 아이 하나 도합 9,000엔을 지불하고 시내로 향했다.
우리의 숙소는 신주쿠에서 가성비 좋다는 '신주쿠 워싱턴 호텔'.
직원들이 친절하다는 이야길 많이 들었는데, 체류 내내 우린 직원들이 친절하다는 걸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첫날 체크인 때부터 영어로 소통이 잘 되지 않았고, 기본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못했고, 어투까지 퉁명스러워 몹시 혼란스러웠다.
어쨌든 체크인을 마치고 룸으로 들어가 짐을 정리하고 시장끼가 느껴져 우린 지하로 내려갔다.
첫날부터 맘 속으로 찜해 놓은 식당이 있었지만 도착해 보니 너무 늦어버렸고, 피곤해 길을 찾아 나서기도 번거롭게 느껴져 대충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식사는 그냥 그랬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도쿄 여행이 시작된다는 흥분감에 다미안은 몹시 들떠 보였다.
우린 조금 이른 시간에 잠을 청했고, 드디어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는 다음 날이 밝아왔다.
첫날 우린 도쿄 국립 신미술관을 시작으로 도쿄 미드타운을 거쳐 이미 예약된 힐튼 호텔의 '마블 라운지'에서 점심 '스위트 뷔페'를 즐기기로 예정되어 있는 1부 스케줄에 따라 움직였다.
아침 일찍 호텔에서 나와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 순간 이미 숨 막히는 더위가 느껴졌다.
속으로 '이제부터 고생 반, 즐거움 반이겠군!' 했지만 겉으로 표현하진 않았다.
다미안은 들떠 보였고, 그이 역시 나처럼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우린 도쿄 여행을 위해 72시간 서브웨이 티켓을 클룩을 통해 이미 구매해 뒀었다.
그날 제일 처음 한 일은 악명 높은 '신주쿠' 지하철 역으로 향한 후 먼저 발매기에서 QR코드를 이용해 티켓으로 교환하는 일이었다.
물론 근처에 있는 역무원에게 물어 발매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와중 출근을 위해 서두르는 도쿄 시민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을 확인하면서 혀를 내두른 건 그다음 일이었다.
그 후 지나가는 사람들을 뚫고 그에게 다시 물어 '하코네 프리패스'를 구입했다.
성인 각각 6,100엔에 아이는 1,100엔 도합 13, 300엔을 지불했다.
우리 계획은 도쿄에서 5박 후 하코네로 가서 1박 하고 다시 신주쿠로 돌아와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는 거였다.
도쿄에서 하코네로 향할 땐 로맨스카를 타기로 하고 이미 로맨스카 예약을 해뒀다.
한 달 전에 열린다는 그 시간에 맞춰 분주히 손가락을 움직였지만 내 손가락이 느린 탓에 제일 전망이 좋다는 GSE 맨 앞 칸은 놓쳐버렸다. 대신 3호차 2열과 3열로 예약이 됐다.
'하코네 프리패스' 구입을 마친 우리는 드디어 지하철에 오르기 위해 서브웨이 티켓을 개시했다.
일본의 지하철은 한국의 그것과 많이 닮아 보였다.
전혀 어려움을 느낄 수 없었다.
익숙한 느낌으로 지하철을 타고 우린 국립 신미술관으로 갔다.
국립 신미술관과 가까운 역에 도착해 우린 먼저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영업을 시작한 곳이 많지 않아 더위도 피할 겸 일본 식 조식당으로 향한 우리는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미술관으로 가는 도중 멋진 건물이 눈에 들어왔지만 거기가 바로 '도쿄 미드타운 몰'이라는 건 알지 못했다.
후에 여정에 따라 도착해 보니 거기가 그곳이었다.
국립 신미술관에 도착해 보니 그곳은 막 운영을 시작했고, 멋진 외부를 구경한 우린 안으로 들어갔다.
제일 먼저 우리 눈을 사로잡은 건 홀 안 식당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의 제법 긴 행렬이었다.
어딜 가든 일본은 줄 서는 게 하나의 문화 코드인 듯 보였다.
우린 천천히 미술관 내부를 구경했다.
유명하다는 의자에도 앉아보고, 미술관 숍도 구경하고, 관심 있는 전시가 없어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나왔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21_21 디자인 사이트.
내부로 들어가 볼 생각은 하지 않았고, 작은 산책길을 따라 건물 외부만 관람했다.
드넓게 펼쳐진 잔디가 도심 속 정화 공간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고, 우린 따가운 햇빛을 피해 급하게 서둘러 구경했다.
되돌아보면 이번 일본 여행은 더위와 습기와의 사투의 연속이라 멋진 공원을 많이 놓쳤다.
도저히 강렬한 햇빛과 높은 습도 앞에서 맥을 출 수가 없었던 것!
우린 다소 씁쓸한 마음으로 그곳을 떠났고 국립 신미술관을 가면서 슬쩍 구경했던 '도쿄 미드타운 몰'로 향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우릴 맞아줬고, 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주변을 살폈다.
곳곳에 맛나 보이는 디저트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유혹했지만 우린 이미 유명한 '스위트 뷔페'를 예약해 놓았던 터.
우린 다시 더위 속으로 몸을 던졌고, 지하철을 타고 어쩜 그날의 가장 큰 이벤트 일 수도 있는 '힐튼 호텔' '더 마블 라운지'로 향했다.
이르게 도착한 탓에 우린 한쪽에서 점심 뷔페가 끝나길 기다려야 했는데, 점심 뷔페 시간이 끝나가자 화려함과 휘황찬란한 컬러감을 자랑하는 '스위트 뷔페' 도구(?)들이 속속 도착했다.
정성스럽게 장식을 하고 있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우린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드디어 제일 먼저 우리의 이름이 불러졌고, 착석이 이뤄졌다.
생각보다 다미안은 그다지 관심을 주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여성 취향이 강해 그런 듯 보였다.
손님의 대부분이 여성이었고, 그렇다면 몇 안 되는 남자 중 한 명인 우리 다미안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어쩜 당연한 듯 여겨졌다.
착석을 하고 잠시 후 우린 일어나 화려한 색감과 눈을 사로잡는 디스플레이로 만반의 준비를 끝낸 디저트 앞으로 다가섰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너무 과하다 할 정도로 꾸며진 디저트를 보는 순간 나 역시 너무 'Artificial'하단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파스타와 약간의 점심 메뉴가 있긴 했지만 주가 '디저트'인지라 더욱 그래 보였다.
일생에 한 번쯤 족한 경험이라 생각하고 나와 남편은 가능한 본전을 뽑을 생각을 했지만 통 다미안은 우리의 그런 바람에 동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몇 개의 디저트와 포테이토 샐러드만 맛볼 뿐 좋아하는 베리 류 차만 마셨다.
요즘 한참 단 것에 흠뻑 빠져 있던 남편조차 몇 개 맛본 후엔 질려하는 듯 보였다.
'그래! 이런 경험은 한 번으로 족해!'를 다짐하며 우린 제일 먼저 그곳을 빠져나왔다.
여전히, 지속적으로 디저트를 즐기는 젊은 여성들을 보면서 감탄했고, 우린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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