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이 영화가 졸작이네 뭐네 하면서 혹평을 받길래 궁금해서 봐봤다.
잘 생긴 남자 강동원과 예쁜 여자 한효주, 거기에 연예인도 반한다는 최강의 핸섬맨 정우성까지 일단 비쥬얼에서 뛰어난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라 일단 안구정화는 되겠구나 하는 약간의 벅참을 장착하고.
아~ 외모 이야기를 하다보니 번뜩 떠오르는 게 하나 있는데, 일단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일반대중들이 가지게 될 무서운(?) 편견 혹은 색안경을 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겠다.
친일파 후손에 잘난(?) 집안 자손이라 미움을 받고 있는 강동원, 그리고 동생 군문제로 연좌제 비슷한 책임과 처벌을 톡톡히 당하고 있는 한효주의 딱한 처지에 관한 이야기다.
우선 친일파 뭐 이런 단어만 나오면 지렁이가 내 팔뚝을 스믈스믈 기어오르는 듯 몸서리를 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분들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당신들의 조상 중 친일파가 아니었다고 명확하게 증거를 대신 분들이 과연 몇이나 되실까 라는.
이렇게 말한다고 내가 친일파를 무조건 싸고돈단 말은 절대 아니다. 역사적으로 기록된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친일파들 중 진정 자발적으로 입신양명이나 축재 때문에 나라를 팔아먹었거나 일본에 빌붙은 자들에겐 나 역시 돌을 던지고 싶다. 하지만 그 자손들에겐 심히 글쎄다~다!
우리가 부모나 조부모를 선택해 태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록 조상은 글러먹었어도 후손 중 제대로 된 사람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는 마당에 괜한 연좌제를 적용하는 건 그들 입장에서도 심히 억울할 듯싶어서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나는 친일파 후손, 빨갱이 후손 뭐 이런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효주란 여배우 역시 동생 문제로 그렇게 욕을 먹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인가라는 의구심이 한 없이 든다. 왜나면 자식도 내 맘대로 못 하는 세상에 동생 일로 욕을 쳐드신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지 않아 보여서다! 막말로 한효주가 “왜? 나보고 어쩌라구?“해도 속 시원히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테고 말이다. 더군다나 우리가 과연 그 일에 대한 진실을 다 알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보면 더더욱 그럴 듯싶다.
그럼 이번엔 이 영화를 만들고 공동각본을 쓴 김지운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
나는 원래 김지운 감독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감독을 위한 변명을 굳이 한 번 정도 해 보자면, 아마도 김지운 감독은 우아하진 않지만 있을 법하기도 한 이 영화를 통해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현재는 미래의 과거다! 란 전제 하에 말이다!
돈과 관련해 온갖 불법과 악행이 자행되고 있는 건 물론 그 돈을 보장하는 자리를 위해, 즉 권력을 위해 수많은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자각해볼 때 앞으로 31년 후, 그러니까 2049년에 뭐 이렇게 말도 안 되고 귀와 코가 막히는 상황이 벌어지지 말란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란 건 너무도 예측 가능한 일이겠고 말이다.
그래서 굳이 낯선 미래란 배경을 이용해 감독은 우리들에게 현재를 어찌 살아야 이런 미래가 오지 않을 수 있을까에 대해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주위를 환기하고 싶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렇게 해석하고 싶다! 아주 많이, 몹시!
그리고 인간성을 잃어버린 ‘인랑’이 여전히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걸 불편해하는 분들을 위해 한 마디 덧붙이자면,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점점 애매해지고 있는 현실에서도, 더군다나 그 경계가 더더욱 애매해질 2049년에서도, 기계 같은 인간에게도 여전히 인간성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보여진다. 이미 꽤 오래 전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나 'AI'에서 실제 기계가 인간성 비슷한 걸 갖고 있는 걸 이미 보여준 전력도 있고.
무릇 창작자는 조금의 가능성에도 그 여지를 발견해 작품화 할 수 있다고 보여지고, 그런 예를 우린 지금까지 꽤 많이 봐오지 않았나? 적절한 예가 아닐 순 있지만 인간과 나비족의 소통과 공감을 보여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나 영화 ‘바이센터니얼맨’ 등등.
대중적 기호와 흥행과는 별개로 감독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 권한이 있고, 그 책임은 오로지 감독의 몫이란 단서가 붙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더, 김지운 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전 두 주인공이 대중에게 아주 많이 밉상이란 걸 모르셨을 리는 없다고 보여지고, 그렇담 왜 굳이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 란 질문이 남는데, 나는 이렇게 추측해본다. 아주 조심스럽게~
이미 어느 정도 ‘대가’임을 인정받은 김지운 감독은 자신이 멋지게 이 두 배우에 대한 재인식(?)을 만들어 보여주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는... 바로 자신의 영화를 통해서 말이다.
다 써놓고 보니 이또한 누군가의 그것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거란 생각이 드는데 누군가 묻는다면 맞다! 그렇다!라고 답할 참이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나는 별 불만 없다는 걸 첨가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영화가 그렇게 악평을 받을 만큼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취향은 차치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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