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그토록 좋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줄줄이 댈 수 있겠는데, 그 중에서도 몇 가지로 정리를 해보자면...
먼저, 이 영화는 한 인간의 진솔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기에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예를 들어 프레디가 한 여자를 열렬히 사랑하다 자신의 꿈을 쫒아 투어를 떠나게 되고 자신의 성정체성에 의문을 품으며 급기야는 일탈하게 되는 과정을 촘촘히 보여주므로 우리로 하여금 그의 고뇌에 공감하게 만든 걸 들 수 있겠다.
게다가 그는 인기를 등에 업고 그저 나대면서 방탕하기만 한 그런 인간이라기보다 늘 사색하고, 고민하고, 수줍어하는(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와는 전혀 다른!) 인간적 매력이 솔솔 풍기는 그런 인물이기에 우린 더욱 그에게 공감하게 된다.
보는 이에 따라 영화에서 많은 시간을 여기에 할애한 것이 불편할 순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한 인간의 성정체성 문제가 아니라 그의 심리적 과정을 밀도 있게 보여주므로 동성애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치를 떠는 대한민국의 관객들조차 사로잡은 걸 보더라도 확실히 그의 인생사는 우리에게 남다르게 다가오는 게 분명하다.
여기에 또 하나 덧붙이자면, 그는 자신의 잘못(퀸 멤버들과의 부조화와 일탈)도 아주 깨끗하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것도 그의 치명적 매력에 한 몫한다
고 생각한다! 즉, 그는 예술가로서도 뛰어났지만 한 인간으로서도 진정 멋진 사람이었다는 얘기가 되겠다.
또한 그의 음악을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그의 목소리엔 우리의 정인 ‘한’이 느껴지는 오묘한 그 무엇이 존재한다고 난 믿는데!), 다시 말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그의 음악적 재능을 보고 듣고 느끼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는 게 이 영화의 두 번째 매력일 것이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진 단순히 퀸, 그 중에서도 퀸을 대표하는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노래를 좋아하며 열심히 들었던 기억만 있었지 주옥같은 곡들(편의상 퀸의 히트곡이라 부를 수도 있겠고) 대부분이 그에 의해 작곡되고, 작사됐다는 건 몰랐었다.
퀸의 노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헤미안 랩소디’는 물론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위 아 더 챔피온’ 등 거의 명곡의 반열에 오를만한 퀸의 노래들 대부분이 그가 직접 만든 노래들이었다니!
위의 두 가지 요소만 봐도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할 이유가 충분하다 여겨지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의 감성을 또 깊숙히 건드린 건 아마도 자식을 품어주는 부모의 모습, 부모 중에서도 평소 엄격하고 무덤덤해 보이는 아버지가 프레디를 안아주며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을 때 우리가 연상하게 되는 우리들의 아버지 모습, 그리고 그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공감이 우리를 그토록 이 영화에 열광하게 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물론 그 전에 프레디가 자신의 첫사랑 매리 오스틴에게 보여주는 절절하면서도 숭고한 사랑 역시 빼놓을 수 없을 것이겠고 말이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멋진 프레디의 노래들로 우리의 귀와 눈을 호강시켜 준 것은 물론, 진정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보여줘야 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에게 진정한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할 기회를 선사했다는 점에서도 훌륭함을 넘어 고마운 영화임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주인공 라미 말렉의 열연과 퀸 멤버들을 쏙 빼닮은 배우들의 호연, 거기에 더해 프레디 머큐리의 음색과 너무나도 유사한 몬트리올 출신 실력파 가수 막 마르텔의 훌륭한 보컬이 아니었더라면 이 영화가 이토록 모두를 열광시킬 수 있었을까?
단 하나 아쉬운 점을 찾자면, 라미 말렉의 뛰어난 프레디 머큐리화(?)에서 과유불급이 있었으니, 그건 다름 아닌 프레디의 뻐드렁이를 너무 희화한 느낌? 바로 그것!
그의 매력적 보컬의 원천이 될 수도 있을 그의 소중한(?) 자산이 너무 과장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가 다소 불편했던 게 사실이었다는 말을 또 빼놓을 수 없겠다.
현재까지도 여러 면에서 전설로 남아있는 영국의 록그룹 퀸, 그 퀸 멤버 중에서도 단연 사후까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위대한 예술가 프레디 머큐리! 그에겐 전설이라는 단어 하나로는 부족한 그 무엇이 분명 존재한다고, 그걸 다시금 느낄 수 있게 만든 게 바로 이 영화의 힘이자, 동시에 그 힘이 우리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천재임에도 겸손하고 수줍어하며 끝까지 사랑을 갈구하되 동시에 자신의 꿈을 끝까지 쫒으며 외로웠던 한 사람, 바로 그가 프레디 머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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