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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리스본 근교 'Sintra'(23/11/1) 페나궁전(Pena Palace)

리스본 로씨오역에서 기차를 타고 약 40분을 가면 '신트라'라는 도시에 도착하게 된다.

우린 이미 몇 달 전 신트라에 있는 페나궁전과 공원 입장권(1인 캐나다 $20.61)과 무어성 입장권(1인 캐나다 $11.78)을 예약해 놓았다.

그리고 혹시 남편에게 너무 힘들지 몰라 페나 궁전 입구에서 궁전 바로 앞까지 타고 갈 수 있는 소형버스(할인받아 2인 캐나다 $6.34)도 예약해 놓았다.

 

 

기차를 타기 전 이른 시간이라 기차역 안에 있는 카페에서 크라상과 커피 한잔을 하고 기차에 올랐다.

남편과 달리 나는 사실 이 '신트라'행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헌데 막상 신트라 기차역에 도착하니 날씨가 끄물끄물해 보였다.

기차역에서 페나궁전까지 가는 버스에 올랐더니 기사 아저씨께서 '홉온 앤 오프 하루권'을 살지 '편도 티켓'을 살지 물었다.

 

리스보아 48시간 카드를 어제부터 사용했으니 오늘 하루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도 작용했고, 날씨가 좋지 않은 것, 남편의 체력도 염두에 둬 일단 '편도 티켓'을 사자고 남편에게 제의했다.

우린 1인 4.10유로 도합 8.20유로를 지불하고 편도 티켓을 받아 들었다.

어제 하루 종일 열심히 걸어 다닌 탓인지 비 오는 날 하루종일 신트라를 걸을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결정은 잘 한 결정이란 생각이 든다. 

페나궁전과 무어성만 구경하는데도 많은 체력을 요했고, 특히 남편은 힘들어했으니 말이다.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잠깐 화장실에 들렀다 기념품점 사진을 찍었다.
역시 이곳에서도 이슬람 문화 흔적이 확연했고.
이 사진만 봐선 현재의 어떤 주택 모습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듯!

 

버스를 타고 몇 정류장을 지나 높이 올라갈수록 안개가 짙어졌다.

불안한 마음으로 버스에서 내리니 페나성 입구가 보였고, 우린 궁전 앞까지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한 줄을 발견하곤 그 줄에 섰다.

우연히 크루즈에서 봤던 부부께서 우릴 보고 아는 척해 주셨는데, 그분들은 우리보다 더 이른 시간에 페나성 입장이 예약돼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도 꽤 긴 편이라 기다림 끝에 버스에 오를 수 있었는데, 내릴 때는 우리보다 먼저 예약하신 그분들에게 양보해 우린 조금 후에 내렸고, 궁전 앞에도 긴 줄이 대기 중이었다.

그분들은 이미 시간이 예약된 9시 반을 지나서인지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을 하셨지만 우린 우산을 쓰고 비를 맞으며 좀 더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입장을 하게 됐지만, 긴 줄 행렬은 입장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따라 궁 안을 차례차례 구경했는데, 감상보다는 나중에라도 자세히 감상하기 위해서 사진 찍기 바빴다는 말이 더 옳은 표현일 것이다.

그렇게 따라가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이 점차 몹시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11월에 이 정도면 성수기엔 어떨까? 사람 물결에 밀려다니려나?'

 

 

 

그렇게 궁 안 여기저기를 힘겹게 구경한 후 우린 지하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내려왔다.

그곳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 마음이 편해졌고, 우린 그곳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곳을 벗어나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조금 나아진 듯 보이기도 했지만 워낙 산자락이라 종잡을 수가 없었다.

한 마디로 흐려졌다, 맑아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이건 다음 행선지에서도 여전했다.

우린 페나 궁전 정원을 조금 둘러본 후 '무어의 성'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신트라 기차역에서 페나성이나 그 밖의 관광명소를 구경하기 위해선 버스를 타야 하는데, 문제는 버스가 한 방향으로만 운행한다는 것!

해서 우린 이미 예약이 되어 있는 페나성을 가기 위해 무어성 정류장은 그냥 지나쳤고, 페나성 관람을 마친 후 무어성 쪽으로 되돌아가게 된 거였다.

산에서 풍기는 나무 냄새를 벗 삼아 남편과 나는 '무어의 성'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