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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고국 방문기 3 속초 '체스톤스 호텔' 체험기

속초에 도착해 보니 점심시간이었다.

속초 여행에서 빠지면 섭섭하다는 '청초수 물회'집에서 시원한 물회를 비롯해 음식을 주문해 먹고 우린 속초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과 후덥지근한 날씨로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그래도 속초 바다에 발을 담가봤다는 걸 위로삼고 우린 그날의 숙소 '체스톤스 속초'호텔로 고고씽!

 

워낙 악명 높은 체크인 과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체크인까지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점, 게다가 손 빠른 젊은이들에게 유리한 모바일 체크인과 리셉션니스트 대면 체크인이 혼재돼 있고, 체크인 전까지 마치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한 혼란과 혼돈이 연출되고 있다는 점, 수많은 숙박객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엘리베이터 사용 문제점 등 참으로 대략 난감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휠체어나 유모차 사용자를 배려하는 엘리베이터는 보이지 않았고, 길게 늘어선 줄에 서 차례를 기다리다 겨우 엘리베이터에 오를 수 있다는 게 너무도 비효율적으로 보였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수많은 숙박객들을 경쟁 구도로 몰아 승자의 기쁨을 만끽하게 만들며 그걸 광고효과로 연결시키려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이건 순전히 내 뇌피셜이지만 숙박객이 도착하는 대로 체크인을 하게 하고 대신 입실을 제한하면 훨씬 문제가 줄어들 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를 다른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시작부터 유쾌하지 못했고, 그나마 수영장을 기대하며 수영장으로 향하려는 다미안을 위해 수영장을 살펴보니 이미 장사진이었다.

숙박객 아닌 이도 수영장 사용이 가능한 건지 암튼 목욕탕을 연상시키는 수영장 광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물론 주말이란 탓도 있겠지만 느슨한 호텔 시설 사용에 익숙한 우리에겐 많이 실망스럽고 황당한 상황이었다.

 

자기 때문에 굳이 주말을 선택해야 했던 걸 아는 동생은 미안한 표정이 되었고, 난 모처럼 가족과의 여행에 들떠 쉬는 걸 포기하고 우릴 따라나선 동생에게 미안한 심정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그냥 상황이 더 안타깝고 속만 상했다.

 

신나서 룸을 나섰던 다미안은 10분 만에 돌아왔고, 그 후엔 그냥 방구석에 처박혀 시간을 보냈다.

이 또한 미안한 일이었고, 다신 이곳을 찾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체스톤스 속초'호텔의 강점이라면 온수 수영장과 세탁기를 구비했다는 것. 해서 난 세탁이라도 하려고 가져간 세제를 풀고 세탁기를 가동했다.

남편과 다미안의 옷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크나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다음날 이른 아침 광경인데 늘 이랬으면 하고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