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또 다른 크루즈 여행에 앞서...) 지난 지중해 크루즈 여행 편에서 잠깐 언급했었던 거 같은데... 사실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떠나기 전 난 이미 다음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까지 다 마쳐 놓았었다. 지중해 크루즈 여행이 지난해 놓쳤던 우리 부부 결혼 2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여행이었다면, 다음 크루즈 여행은 내 생일 60번째를 축하하는 여행으로 아이들이 보내주는 거라는 차이점(?)이 있었는데, 이제부터 그 차이점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볼까 한다. 남편의 돈은 내 돈, 내 돈 역시 남편의 돈인 게 부부지간인 것에 반해 우리 돈이 아닌 아이들이 지불해 보내주는 여행에는 분명 제약이 따른다. 아직 경제적으로 그렇게 여유롭지 못한 아이들을 배려하는 의미에서 내가 원하는 걸 덜컥 지르긴 절대 쉽지 않다는 게 바로 그 제약이다. 해서 난.. 나에 관한 이야기 1(내가 여행에 목매는 이유) 어린 시절부터 난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책임감에 허우적거려왔다. 이후 그 책임감은 내 삶에 깊이 각인돼 60 평생을 나와 함께 했다고 믿는다. 난 평범하지 않은 환경에서 태어났다. 그 중심엔 할아버지 뻘 되는 아버지가 있었고, 척추장애인이신 어머니가 있었다. 그마저 아버지는 가끔 집에 들렀기에 어린 나이임에도 어렴풋이 난 내 환경이 뭔가 이상하고 다른 집과 많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난 외삼촌과 어머니와 살았다. 물론 내겐 여동생도 있었고,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해주는 언니도 있었다. 내 기억에 외삼촌은 날 무척 아끼고 사랑했지만(때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있던 날 위해 자전거를 타고 어머니 젖을 짜 배달해줬다고!), 사랑을 제대로 표현할 방법을 배우지 못했던 외삼촌은 자기 뜻이 전.. 지중해 크루즈 이야기 22(크루즈 여행 그 이후의 이야기 7)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안 짐칸 모습.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서 로마로 올 땐 택시 픽업 서비스를 이용했었지만,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은 보다 경제적인 방법을 택해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열차를 타기로 했다. 요금은 1인 14유로. 호스텔에 도착했던 방법 그대로 호스텔에서 택시를 불렀고, 역시 지난번처럼 짐 하나에 1유로씩 지불해 테르미니역까지 토털 8유로를 지불했다. 이미 몇 번의 테르미니 기차역 경험이 주는 느긋함으로 우린 여유롭게 기차에 탑승했고, 짐칸 바로 옆에 자리를 마련해 앉을 수 있었다. 얼마 후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도착했고, 생각보다 모든 건 수월하게 진행됐다. 그런데 그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러니까 그날 아침 일찍 눈을 떠 비행 편을 살피던 남편이 내게 말했다.. 지중해 크루즈 이야기 21(크루즈 여행 그 이후의 이야기 6) 우리는 이미 두오모 통합권을 구매해놓았었다. 통합권이란 피렌체를 대표하는 성당, 즉 두오모의 쿠폴라+세례당+종탑+두오모 지하 유적지+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모두를 입장할 수 있는 것으로 요금은 1인당 30유로였다. 그중 맨 먼저 두오모 쿠폴라를 올라가기 위해 줄을 서 입장하게 된 것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돔이 더 가까이 보이고, 아래층에서 움직이는 신자 혹은 관광객들의 모습이 마치 개미처럼 보인다. 신기하기도 하고, 어딘가 장엄한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는데, 이 기분은 빼곡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졸지에 고행하는 영성자의 고뇌로 바뀌는 걸 경험하게 된다. 오르고 또 올라 드디어 쿠폴라 꼭대기에 도착하면 먼저 해냈다!라는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곧이어 저 아래 펼쳐지는 풍경에 감동하게 된다. .. 지중해 크루즈 이야기 20(크루즈 여행 그 이후의 이야기 5) 다음날 아침 우린 피렌체(Florence)행 기차에 올랐다. 지중해 크루즈 여행 마지막 기항지였던 리보르노(Livorno)에서 가장 흔한 선택관광으로 피사와 피렌체 여정이 있지만 우린 과감히 선상에서 보냈다는 이야기를 이미 했었는데, 사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이탈로(Italo)라는 이탤리 민영업체를 이용했는데 기차요금은 2인 왕복 59유로 60을 지불했다. 국영업체 트랜이탈리아(Trenitalia)와 비교해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는 평이 있는데, 우린 일찌감치(약 한 달 보름 전) 예약을 해서인지 생각보다 많이 저렴했다. 사실 97년 홀로 배낭여행 때 이미 나는 피렌체를 방문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심적,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 많은 걸 놓쳤기에 늘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해서 이번 여행에.. 지중해 크루즈 이야기 19(크루즈 여행 그 후의 이야기 4) 그날은 참으로 긴 하루였다. 산탄젤로 성을 구경하고 로마의 골목골목을 탐방하다 나보나 광장에서 탁 트인 광장과 시원한 분수를, 그리고 화려함이 극에 다다른 성당과 다시 로마 거리 풍경을 감상한 우리는 다소 지쳤지만 과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마침내 그곳에 닿았다. 그곳은 다름 아닌 오래도록 방문하기를 고대했던 '보르게세 미술관'(Gallleria Borghese). 하얀 외관에서부터 뭔가 신비하고도 고고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고 말한다면 너무 오버 일라나? 혹 그렇더라도 너무 탓하진 마시기 바란다. 그만큼 이곳에 대한 기대가 내 안에서 뿜뿜 넘쳐흘렀기 때문이니까. 바티칸 박물관에 이어 로마에서 가장 소장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인 이곳은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다. 해서 이 미술관에 대한 설명을 빼놓을 수.. 넥플릭스 드라마 '썸바디' 드라마 공부할 때 배웠던 것 중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이것이다. 드라마는 모름지기 재미와 감동을 줘야 한다는 것! 그후 드라마를 감상할 때마다 난 이 말을 기억해내고 드라마에 대입해 보곤 한다. 그리고 꽤 좋은 평가를 받는 드라마는 어김없이 재미와 감동, 혹은 적어도 그 중 하나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는 걸 확인하곤 했다. 그런데 며칠 전 몇 년 만에 걸린 지독한 독감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무료함을 견디기 뭐해 소파에 드러누워 보게 된 이 드라마는 내게 과연 뭘 줬더라? 으음... 처음엔 워낙 미스테리한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다 보니 꽤 기대감에 차 시청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기대감은 회를 거듭할수록 내 머릿속 뉴런처럼 분화되더니 결국 제 갈길을 못찾고 스르르 사라지고 말았다. 지금.. 지중해 크루즈 이야기 18(크루즈 여행 그 이후의 이야기 3) 이번 이탤리 여행에서 가장 반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신선한 야채 본연의 맛이었다! 특히 토마토가 어찌나 맛나던지. 다음 날 로마 관광을 떠나기 전 우린 호스텔 조식을 맛보기로 했다. 1인당 8유로라는 아주 혜자스러운 가격도 맘에 들었고, 미리 슬쩍 눈팅하러 갔던 남편이 가격 대비 괜찮아 보인다고 해서 그러기로 결정한 것이다. 단정하게 차려진 단출한 뷔페에서 음식을 고르고, 커피 머쉰에서 카푸치노를 뽑아 자리에 앉았다. 우리가 앉은자리에서 바깥 풍경이 바로 보였는데, 알록달록한 야외 테라스도 눈에 뜨였지만 그것보단 그 뒤의 오래된 건축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풍경에 취해, 신선한 이탤리 야채에 취해 조식을 끝내고 룸으로 돌아왔다. 오늘 우리가 구경할 곳은 크게 세 곳으로 압축할 수 있었다. 로마패..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