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퀸메이커', 이 드라마가 불편한 이유 다른 드라마 리뷰도 그렇지만 특히 이 드라마에 대한 내 감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는 걸 먼저 밝히고자 한다. 아직 감상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스포가 될만한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을 예정이고, 일단 드라마가 보여주는 상황보다 현실은 더 처참하고 암담한 지라 거기에 대해서도 언급을 최대한 자제할 요량이다. 대신 지금부터는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가 불편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먼저, 지극히 단순하고 뻔히 보이는 전개방식에 대한 불만을 말하고 싶다. 마치 아침드라마나 막장드라마처럼 앞으로 전개될 일들이 너무 명약관화하다. 더불어 촘촘하지 못한 서사가 널 뛰듯 개연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예를 들어 갑자기 어제까지 충성하던 마중석이 난데없이 서민정의 치부를 드러내는 장면, 자매처럼 .. 프랑스 특유의 유머가 돋보이는 코미디'Le Dîner de Cons' 오랜만에 꽤 오래된 프랑스 영화를 감상했다. 제목을 우리말로 옮기면 '바보천지들의 저녁식사'쯤 되겠는데, 제목에서 감 잡을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바보스러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바보 같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했던 많이 비열하고 무례한 한 사람이 실은 바보 같은 사람으로 인해 자신이 진정한 '바보'요 '루저'라는 걸 알게 된다는, 말하자면 역설적 교훈을 유머와 함께 보여주는 코미디를 표방한 드라마 장르 영화다. 외모에서부터 웃음을 자아내는 주인공 프랑스와 삐뇽은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착하다 못해 너무 어수룩한 처신으로 냉정한 출판업자이자 부르주아인 사악한 피에르 브로샹의 레이더(?)에 포착된다. 그로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 날씨 변덕에 지친 내 바디 앤 소울!(몬트리올 날씨에 대한 소고) 겨울을 싫어하는 내가 몬트리올에 살 게 된 것부터 어쩌면 얄궂은 운명일 듯. 미국에 살 땐 여름이면 쪄 죽을 정도로 더웠던 텍사스 주 달라스였다가 한국에 역이민 한 후 다시 캐나다행을 선택했을 땐 겨울에 얼어 죽을 정도로 추운 퀘벡 주 몬트리올이었으니 말이다. 내 안에 존재하는 역마살의 유전자 탓에 난 늘 어딘가로 떠나는 꿈을 꾸고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데,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뼈가 시릴 정도의 추운 곳으로 오게 된 걸 보면 얄궂은 운명을 아니 탓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곳은 보통 4월까지는 눈 오는 것도 흔하고 춥고 그렇다. 아주 많이 미안한 발언이지만 지구 온난화 덕(철없다고 꾸짖어도 어쩔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 감상임을 이해해 주시기 정중히 부탁드린다!)에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 넷플릭스 '비프'(Beef)멈춰야 할 때를 놓쳐버렸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한 소고 스티브 연을 빼고는 모두 처음 보는 미국 배우들(그중 대다수는 한국계)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Beef'는 멈춰야 할 때를 놓쳐버렸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 정확히는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한 안 좋은 결과, 즉 Catastrophe(대재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서 제목으로 정한 'Beef'는 우리가 알고 있는 흔한 '소고기'를 말하는 게 아니고, '말다툼' 혹은 '싸움'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목 그대로 이 영화는 두 개의 다른 세계(같은 이민자지만 한 명은 성공과 부를 누리는, 또 한 명은 근근이 먹고 살아가는)를 살고 있는 두 남녀의 운 나쁜 만남, 즉 싸움으로 시작된다. 웬만한 날 같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 정도의 일이지만 살다 보면 유난히 '예민하고 화가 치솟는' 그런 날이 .. 라멘 이 가격 실화? 이곳은 시간 대로 빌려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아이디어가 산박하다! 한국 방문 후 올해 들어 처음으로 다미안과 함께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 내가 없는 동안 남편과 다미안이 갔었다는 만화와 캐릭터 용품을 파는 가게에서부터 크리스탈샵, 그리고 음식점으로 유명한 거리에 새롭게 들어선 한인마트를 우연히 방문했는데 마침 아들 친구가 경영하는 곳이었다. 구입하려고 했던 새우젓을 굳이 그냥 가져가라고 해서 고맙게 받아 들었는데 다미안에게 또 간식거리를 안긴다. 미안하고 많이 고맙고 그랬다. 고맙다는 인사를 마치고 우린 다시 길을 나섰다. 다미안이 좋아하는 포켓몬 카드 가게를 구경한 후 배가 고파 근처 라멘집으로 들어갔다. 다미안 왈 엄마랑 와 봤다면서 자기가 먹었던 라멘 중 최고였다고. 이자카야 분위기에 제법.. 나 홀로 홋카이도 여행 5(짧지만 알찼던 여행으로 기억될 듯!) 사실 예상보다 비싼 비행기 요금 탓에 여행 전부터 여행 일자를 늘리지 못한 걸 조금 아쉬워하긴 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마냥 마음이 편했던 여행도 아니었고 해서(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남편이 힘들어했던 게 나로선 가장 힘들었고!) 이번엔 대신 알차게 보내고 오자고 애초에 맘먹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3박 4일이라기보단 3박 3일 같은 여행이었지만 나름 잘 보내고 돌아왔다는 생각이 뒤늦게 든다. 그 이유는 우선 처음 가 본 홋카이도에서 내가 사는 곳의 느낌을 물씬 받았기 때문이라는 얘긴 이미 했었고... 일본 여행에서 흔히 기대하는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던 것, 그리고 혼자였지만 전혀 외로움을 느낄 시간적 정신적 여유 없이 오롯이 내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때문일 듯싶다. 내가 좋아하는 온천을 .. 나 홀로 홋카이도 여행 4(온천마을의 고즈넉함을 제대로 느꼈다!) 눈을 뜨자마자 잽싸게 옷을 갈아입고 식당으로 향했다. 시간을 정해준 건 어디까지나 손님 밀집도를 낮춰보겠다는 의도일 터. 나처럼 여독으로 시간을 지나치거나, 배가 몹시 고파 일찍 식당을 찾거나, 여러 경우의 수는 발생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아무튼 늦은 나도 그랬지만, 내 시간표를 받는 리셉션니스트의 표정에서도 아무런 동요를 찾을 수 없었다. 눈을 돌리니 어제저녁식사와는 또 다른 메뉴가 날 기다리고 있었는데, 역시나 정갈해 보였다. 메뉴는 딱 있어야 할 것들이란 생각이 농후했고, 맛도 다 좋았다. 그중에서도 낙농업이 발달됐다는 홋카이도 명성대로 유제품들이 맛이 좋았다. 예를 들어 스무디 같은 거 말이다. 너무 맛이 좋아 난 스무디를 두 잔이나 마시고 말았다. 물론 아이스크림도 빼놓지 않았다. 아침식사.. 나 홀로 홋카이도 여행 3(노보리베츠 석수정 호텔) 노보리베츠 석수정(세키스이테이) 호텔은 특히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인 듯 보였다. 곳곳에서 한국말이 들렸고, 특히 온천을 할 땐 한국 아줌마들의 대화가 두드러졌다. 나 역시 친구 혹은 가족들과 왔다면 그들처럼 떠들었겠지만 그래도 목소리를 조금 낮추는 정도의 예절이 아쉬웠던 건 사실이었다. 한국인들에 비해 일본인들은 전혀 그들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였으니. 그건 그렇고... 일단 호텔방을 배치받은 후 나는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제부터 제대로(?) 호텔을 즐기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머리를 굴렀다는 게 더 옳은 표현일 것이다. 언제, 어떻게 온천을 즐길 것인가가 관건이었으니 말이다. 이 호텔엔 대온천장이 두 곳이 있었는데, 내가 머무는 건물의 것보다 옆 건물에 있는 온천장엔 노천탕이 있어 그곳이..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