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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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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기운을 회복하다!) 생일날 먹지 못했던 맛난 음식을 며칠 지난 뒤 보상받았다. 워낙 해산물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해산물 스페셜티 레스토랑에 가길 제안한 것이다. 해서 우린 당일 예약해 제일 이른 시간에 그곳에 도착했다. 생굴과 익힌 스노우 크랩(대게), 그리고 초밥과 롤을 주문했다. 맛도 그저 그렇고, 가격도 육지에서보단 센 편이라 배가 부를 정도로 먹진 않았다. 그냥 배가 찰 정도에서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는 뷔페로 가 주문해 먹었다. 그리고 다음 날엔 스파에 재방문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다르게 '조용히'란 팻말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고, 역시 효과적이었다. 가끔 소리가 올라오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날 남편과 나는 아침부터 시작해 점심 식사 후 재방문, 저녁 식사 후에도 재방문했..
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여행바다 항해가 계속되다!) 이제 우리의 셀레브리티 엣지호는 드디어 아틀란틱 오우션, 즉 대서양으로 접어들었다. 하루하루 날짜변경선을 지나 시차가 바뀌었고, 날씨는 흐렸다 개었다를 계속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여정 역시 지난번 크루즈 때처럼 기항지에서의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았다. 해서 우린 행운이라고 느끼며 기항지 구경을 즐겼었고, 선상에서는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낮이면 다양한 액티비티가 늘 마련돼 있었던 다이닝 식당 중 한 곳의 모습이다. 대체적으로 하루의 일과는 이러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잠시 쉬다 수영장 근처로 가 선베드에서 책을 읽거나 다운로드한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거나 혹은 음악 감상, 가끔 심심해지면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 몸을 적시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물론 가끔 폰 게임이나 배에서 나눠주는 수도쿠, ..
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마지막 기항지 폰타 델가다'Ponta Delgada' 아조레 제도) 이번 크루즈 여행은 대서양을 횡단하는 여정이라 아무래도 기항지가 적었다. 해서 14박 중 절반이 끝난 10월 31일 8일째 되는 날, 우린 포르투갈의 아조레 제도를 마지막 기항지로 이후부턴 긴 바다 항해에 들어가게 된다. 포르투갈은 한 번도 방문해 본 적이 없었는데 본토가 아닌 포르투갈령인 섬을 방문하니 기분이 조금 묘했다. 하지만 몇 년 전 어머니를 모시고 마카오를 방문했을 때 포르투갈의 느낌을 기억해냈고, 역시 그 느낌은 유효했다. 특징적인 건 바로 작은 돌로 문양을 이룬 거리였는데, 이곳에도 어김없이 자잘한 장식 타일(아줄레주라고 한다고!)로 바닥이 치장돼 있었다. 더불어 그게 꽤나 산뜻한 느낌을 선사했다. 포르투갈 기념품으로 유명한 정어리 통조림 가게의 예쁜 진열이 눈길을 끌었다! 하선하기 전 속..
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바다(항해하는 날 크게 병나다!)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을 듯! 기항지가 없는 바다 항해 날 난 드디어 병이 나버렸다! 입맛도 없고 소화도 안 돼 종일 수영장 근처에서 뒹굴뒹굴하며 지냈다.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그리고 저녁도 남편 먹는 거만 구경했다. 이렇게 바다 항해하는 이틀을 고생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멘탈 갑인 줄 알았는데 역시 나이 들어가면서 신경이 무디어지는 게 아니라 더 예민해지나 보군!' 남편에게 미안했고, 나약한 나 자신이 미워졌다. 하지만 어쩌랴! 이 또한 견뎌내야 하고, 결국은 견뎌낼 것이다. 되도록 긍정적이려고 노력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대신 가슴 깊은 곳에서 허허한 바람이 계속 휘몰아치며 날 괴롭혔고, 난 굴복하길 거절했지만 힘에 부쳤다. 내 강점이라면 웬만해선 내 루틴을 지키는 ..
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60번째 생일을 지브랄타'Gibraltar'에서 맞다!) 처음 말했다시피 이번 여행은 내 60번째 생일을 축하해주는 의미에서 아이들이 보내준 크루즈 여행이었다. 드디어 그날을 맞았고, 기항지는 영국령 지브랄타였다. 스페인 영토에 웬 난데없는 영국령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는 하선했고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끼리 시내투어를 결정했다. 이곳은 요새로 쓰였던 바위산이 유명하고, 그곳에 서식하는 원숭이 또한 유명하다는 걸 시내를 둘러보고 확연히 깨달을 수 있었다. 곳곳에 투어를 광고하고 있었기에 말이다. 이번 14박 크루즈 여행에서는 텐더 보트를 이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아마도 지중해의 바다가 깊어서인 듯 보이는데, 그만큼 기항지를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배로 돌아와야 하는 시간이 그만큼 빠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지브랄타에..
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낭만이 가득한 도시 카르타헤나 'Cartagena') 지난번 기항지 팔마 데 마요르카도 그렇고, 다음 날 도착한 스페인 남동부의 항구도시 카르타헤나 역시 수많은 요트와 상선이 항구에 깔려 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오래전 프랑스 마르세이유 이래 이렇게 많은 요트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듯싶을 정도로 말이다! 아침에 눈을 떠 맑은 날을 확인하곤 난 남편에게 이렇게 외쳤다. "거봐! 내 말이 맞지? 우린 늘 함께 러키 하다니까! 날씨 좀 봐봐!" 찬란하다 못해 우주의 기운이 정말 이곳을 향해 은총을 집중 투하한 듯 하늘색 하며, 기온 하며 모든 게 너무도 완벽해 보였다. 가볍게 아침식사를 마친 우리는 가벼운 차림으로 하선해 시내 중심가를 향했다. 카르타헤나 항구는 워낙 수심이 깊어 항구와 다운타운이 마치 엎어지면 코 닿을 만큼 거리였다. 게다가 영화 세트장..
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매력 넘치는 도시 팔마 데 마요르카(Palma de Mallorca) 이비자와 함께 스페인의 유명한 섬인 마요르카. 그리고 그 섬의 수도가 팔마다. 이곳을 떠나기 전 유튜브에서 검색을 해봤는데 우리나라에선 요즘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는 곳인 듯 보였다. 해서 기대감을 갖고 전날 잠자리에 들었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화창한 날씨가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식사를 마친 남편과 나는 하선해 셀레브리티 선사에서 제공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올드타운 입구이자 마요르카 섬의 랜드마크인 '산타 마리아 대성당'(Santa María cathedral)이 우뚝 서 위용을 자랑하는 곳 근처에 내렸다. "와우! 그동안 유럽의 성당을 꽤 많이 구경했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정말 장난 아니네!" 난 감탄했고, 그 감탄은 성당 안을 방문하고도 계속됐다. 그곳은 타 성당과는 다르게 입장료(1..
14박 스페인, 카나리제도,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프랑스령 코르시카 아작시오Ajaccio) 아작시오는 나폴레옹의 고향이란 것으로도 인기가 높지만 프랑스인들이 선호하는 휴양지란다. 제국주의 시절 열강들의 이해에 따라, 또는 그 후 자기들끼리 나눠 먹기식으로 분할되고 쪼개져 위치가 아리송한 지역이 몇 있다. 바로 첫 기항지인 코르시카 아작시오가 그런 곳 중 하나인데, 프랑스령이긴 하지만 이탤리와 훨씬 가깝게 붙어 있는 지역이자 도시고, 이 도시를 유명하게 만든 건 아무래도 나폴레옹이지 싶다. 나폴레옹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에 말이다. 아담하면서 예쁜 도시라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모처럼 불어가 들리니 남편은 희희낙락했고, 나 역시 오랜만에 듣게 된 불어에 순간 친근감이 솟았다. 올드타운을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한 뒤 중앙에 마련된 '파머즈 마켓'에서 감과 사과도 사고 우린 아까 봐 두었던 해변으로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