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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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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넷째 날(첫번째 바다항해날) 바다를 조망하며 크루즈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바다항해날이 도래했다. 하지만 이전의 크루즈 여행과 달리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는 느긋함이란 기분을 느끼기가 많이 부족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먼저 말해야겠다. 일단 이번 크루즈에는 선사 크기에 비해 다소 많은 승객들이 승선한 듯한 느낌 아닌 느낌을 받았다. 이전에 탔던 리플렉션호 때는 팬데믹 후 아직까진 해외여행, 그중에서도 일종의 갇힌 공간 크루즈여행을 선택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는 일종의 어드밴티지가 있었고, 엣지 호 때는 워낙 배가 크고 여정(대서양횡단이라 기항지가 많지 않다는) 자체가 그렇게 많은 이가 선호하는 게 아니다 보니 널널한 감이 있었던 반면, 이번 크루즈는 여정도 꽤 인기 있는 여정이 분명해 보였고, 배 사이즈도 작았기 때문이다. ..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셋째 날 '애증의 발렌시아! 발렌시아!' 크루즈 여행 셋째 날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앞서, 이번 기항지 발렌시아를 방문한 후 발렌시아에 대해 정확히 두 가지 이미지가 내 뇌리에 새겨졌다는 걸 밝혀둔다. 애증이 공존한다고나 할까? 그 이유를 먼저 밝히고 발렌시아에서의 하루를 기술해야겠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저 멀리 보이는 발렌시아에 감격하면서, 항구에서 벗어나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그 순간 이런 일들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우선, 발렌시아에는 내 초등 친구가 뒤늦게 이민해 살고 있다. 뒤늦게라고 말한 이유는 50이 훨씬 넘은 나이에 아이들은 다 한국에 두고 와이프와 단 둘이 이민을 결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항지로 발렌시아가 포함됐다는 걸 안 순간, 그 친구가 가장 먼저 떠오르면서 왠지 정감이 가는 도시가 돼 버렸다. 그리고 색..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둘째 날, 다시 찾은 '팔마 데 마요르카' 작년에 이어 크루즈 여행 기항지로 '팔마 데 마요르카'가 포함돼 있었다. 작년에 이미 웬만한 랜드마크는 방문했던 터라 이번엔 해변에서 해수욕이나 즐겨야겠다! 란 게 첫 번째 계획이었는데 예상외로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 대신 우리는 그때 놓치고 방문하지 못했던 곳을 찾아 팔마 시내를 유유자적할 작정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물론 크루즈에서 제공하는(작년엔 분명 무료였는데 이번엔 유료였다! 가격은 깜박했고.) 대형버스로 지난번과 똑같은 장소에서 내려 건너편 마요르카 대성당을 감상하는 것으로 모든 여정은 시작됐다. 언제 봐도, 어디서 봐도(크루즈 배 안에서 저 멀리 보이는 모습과 버스 정류장에서 보는 모습, 그리고 그 앞에 다가가 보는 모습) 늘 한결같이 고고한 자태와 특유의 아우라를 뿜어대는..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첫날 '셀레브리티 인피니티호' 셀레브리티 크루즈 여행 세 번째. 남편과 나는 이미 두 번의 다른 크루즈 배를 경험해 봤기에 대략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물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셀레브리티 크루즈는 확실히 어른들 위주라 아이들용 놀거리는 부족한 게 사실이고, 대신 스파시설이나 성인을 위한 공간이 상대적으로 잘 돼 있다는 것 같은 거 말이다. 이번에 타게 된 셀레브리티 '인피니티호'는 이전에 탔던 '엣지호'보다 훨씬 오래된 배라 확실히 연식이 좀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참 좋았던 공간이 있었다. 그건 바로 다름 아닌 실내수영장이었는데, 다른 셀레브리티 배에도 있는 공간이긴 하지만 '인피니티호'에는 특별히 온수에, 따로 자쿠지 혹은 월풀 기능까지 있어 느긋하게 쉬기에 딱이었다. 거기에 마사지 기능이 되는 물줄기까지! 또 하..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첫날에 앞서. 이번 크루즈 여행은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가성비 높은 걸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인사이드룸으로 실제 크루즈에서 제일 가격이 낮은 룸을 선택했다. 또한 기본적인 커피나 티 외 소프트드링크나 알코올 음류를 전혀 포함하지 않는, 즉 음료 패키지는 전혀 선택하지 않았다. 남편과의 첫 크루즈 여행 때 멋 모르고 선택했던 프리미엄 베버리지 패키지가 손해 막심이었다는 걸 깨달은 후 우린 절대 음료 패키지를 선택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가격이 어땠느냐고 누군가 물으신다면 9박 10일 여정에 미화로 총합계 $1,754.54를 지불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물론 이 가격에는 팁과 봉사비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 하루 1인당 미화 $9달러 X9=81 해서 2인 $162달러를 합해야 크루즈 여행을 ..
성스러움과 함께 장관([壯觀)의 정수(精髓)를 보여주는 '몬세라트 수도원'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공적인 것보단 자연적인 것에 마음이 더 간다. 아마도 자연이 보여주는 것이 훨씬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일 듯싶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도 많이 느꼈다. 아무리 공을 들인 작품이라도 자연이 빚어낸 말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엔 절대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바르셀로나 도착 후 셋째 날이 된 이 날도 바로 그랬다. 기대가 컸던 만큼 기차를 타고 몬세라트에 도착하기도 전 기차를 통해 바깥 풍경을 본 난 벌써 맘속으로부터 탄성이 쏟아졌다. '와! 정말 듣던 대로 위엄 제대로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갈고 닦여진 바위산이 우뚝 솟은 모습이 흡사 우리를 내려다보는 신의 형상처럼 여겨졌다. 절묘하게 그 아래 자리 잡은 수도원 또한 일체감과 그로부터 비롯된 안정감, 안온함이 여실..
다시 온 바르셀로나 둘째 날 3 '피카소 뮤지엄' 이전에도 말했다시피 바르셀로나 도착 이튿날은 무지 바빴다. 일찍 카사 바트요(오전 10시 예약)를 시작으로 카사 밀라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찍고(?), 구엘 공원(오후 3시 예약)에 허겁지겁 도착해 구경하고 서둘러 향한 곳은 바로 피카소 뮤지엄(오후 5시 반 예약)! 다행히 구엘 공원에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예약 시간 전에 입장이 가능해 여유 있게 구경하고 피카소 뮤지엄으로 향할 수 있었다. 스페인 출신 예술가들이 상당히 많은데, 일단 미술계 쪽에 살라도르 달리와 벨라스케스, 고야, 미로 외 또 한 명의 천재 미술가 피카소를 빼고 이야기를 진행할 수 없을 듯싶다. 피카소는 원래 우리 크루즈 여행의 기항지 중 하나인 말라가 출신이지만 바르셀로나에서도 오래 활동을 했기에 그의 뮤지엄은 중심가에 자리 ..
다시 온 바르셀로나 둘째 날 2 '카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 공원' 이번 바르셀로나 여행에서는 바르셀로나 최대 명소 '사그라다 파밀리아' 내부 방문은 그냥 스킵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신혼여행을 떠났던 2002년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 2025년 완공을 기약하고 있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이유는 언젠가 다미안과 함께 방문해 감동을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2002년 방문 때 유일하게 기억나는 명소였지만 워낙 오래된 기억이기도 했고, 공사가 계속 진행돼 왔으니 진척된 걸 확인하고 동시에 외부만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기로 하고 우린 그곳으로 향했다. 물론 '카사 바트요'를 나온 후 '카사 밀라'를 지나 그곳 역시 외관만 사진으로 담기로 하고 말이다. 역시 곡선으로 이루어진 카사 밀라 모습. 역시 겉모습부터 대단한 위용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