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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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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덟째 날(2023/10/28) 두 번째 바다항해날이면서 내 생일날 두 번째 바다항해날인 10월 28일은 내 생일날이기도 했다. 우린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솔라리움에서 책을 읽다, 실내 수영장과 자쿠지에 몸을 담그다, 편한 자세로 선베드에 누워 쉬다 미리 예약해 놓은 '시푸드 페스티벌' 점심식사를 위해 방으로 돌아왔다. 샤워하고 화장하고 옷매무시를 다듬은 후 우린 스페셜티 레스토랑 'Tuscan Grille'로 향했다. 아이들이 생일 선물 대신 크루즈 여행에서 맛난 거 먹으라고 준 돈은 마지막 기항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다소 호사스러운 해산물 요리를 먹기로 했고, 크루즈 배에선 처음이자 마지막인 스페셜티 레스토랑에서 조촐하게 식사를 하기로 한 거였다. 크게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중간 크기의 랍스터에, 새우와 홍합 달랑 2개씩, 생선, 오징어튀김이 그야말로 조촐하게 ..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일곱째 날(2023/10/27) 아기자기했던 '카디즈'(Cadiz)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기항지는 카디즈였다. 이곳은 작은 도시로 크루즈 승객들은 주로 '세비야' 관광에 나선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라나다에서의 실수(?) 를 떠올리며 카디즈에 남기로 맘먹었다. '세비야'는 여유를 갖고 적어도 1박 이상 하면서 둘러볼 걸 결심하면서 말이다. 해서 이날 역시 느긋한 하루를 예감하며 우린 실로 오랜만에 정찬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뷔페가 아닌 레스토랑에서 브렉퍼스트 메뉴에 나오는 아침식사를 주문해 맛있게 먹은 후 우리는 곧장 카디즈라는 도시 탐방에 나섰다. 이곳 역시 항구에서 시내가 가까워 항구를 벗어나 광장으로 나온 뒤 오른쪽 바다를 끼고 나 있는 길(San Carlos Walls)을 따라 걷다 보면 갖가지 관광명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오른쪽엔 바다..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섯째 날(2023/10/26) 낮의 '말라가' 다음 날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남편과 나는 낮의 '말라가'를 구경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흥미로운 건 항구에서 말라가 시내 가까이까지 조성된 길가에 무수히 많은 대추야자가 열매를 품고 우뚝 솟아 있는 것이었다. 흔한 건 천대받는다는 룰은 어디든 통용되는 듯 이리저리 밟히고 있는 대추야자 열매들! 가까웠다면 다 싸들고 왔을 뻔했다는 이야기를 먼저 전한다!^^ 대추야자 열매 아까비!를 외치며 어젯밤 지나쳐 왔던 해변가의 상점들도 구경하면서 말라가 시내로 향하고 있는데 역시 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였다. 그날의 목적지는 특별히 정하지 않고 한가롭게 거리와 사람들 구경만 하기로 맘먹었기에 우리 마음과 그에 따른 걸음걸이는 평소와 다르게 아주 느긋하기만 했다. 말라가는 피카소가 탄생한 곳이다 보니 역시..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다섯째 날 2 말라가 '아랍 목욕탕' 체험기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기항지 밤을 경험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지금까지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말라가에서 처음 경험해 봤다. 간혹 기항지에서 항구로 돌아오는 시간이 늦은 경우가 있긴 하지만 여름 같은 경우 워낙 해가 늦게 져서 밤구경하기가 어렵다. 가을 같은 경우 가능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항지 밤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번에 말했듯 이번 말라가 같은 경우엔 오버나잇이라, 즉 말라가에서 이틀을 머무는 여정이라 그게 가능했다는 얘기다. 우리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구경을 마치고 크루즈 배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후 밤거리를 나섰다. 미리 예약해 놓은 '아랍 목욕탕'을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말라가 항구를 보기 전엔 택시를 ..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다섯째 날 1(23/10/25) 그라나다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크루즈 여행 다섯 번째 날을 이야기하려니 또 한숨부터 나온다. 대체적으로 남편과 나는 여행 내내 운이 좋은 편이었는데, 말라가에서 그라나다로 이동해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했던 결정은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는 말에서 아마 감을 잡으실 듯싶다. 이른 아침 말라가의 정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먼저, 다섯 번째 날의 기항지는 말라가(Malaga)였다. 말라가는 피카소가 탄생한 지역으로 유명하고, 그밖에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내가 말라가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이 외에도 항구가 시내와 무척 가깝고 항구 바로 앞까지 택시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물론 우린 택시를 이용하진 않았지만)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오버나잇을 하다 보니 다른 곳보다는 좀 더 여유롭게 이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색다른 매력으..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넷째 날(첫번째 바다항해날) 바다를 조망하며 크루즈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바다항해날이 도래했다. 하지만 이전의 크루즈 여행과 달리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는 느긋함이란 기분을 느끼기가 많이 부족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먼저 말해야겠다. 일단 이번 크루즈에는 선사 크기에 비해 다소 많은 승객들이 승선한 듯한 느낌 아닌 느낌을 받았다. 이전에 탔던 리플렉션호 때는 팬데믹 후 아직까진 해외여행, 그중에서도 일종의 갇힌 공간 크루즈여행을 선택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는 일종의 어드밴티지가 있었고, 엣지 호 때는 워낙 배가 크고 여정(대서양횡단이라 기항지가 많지 않다는) 자체가 그렇게 많은 이가 선호하는 게 아니다 보니 널널한 감이 있었던 반면, 이번 크루즈는 여정도 꽤 인기 있는 여정이 분명해 보였고, 배 사이즈도 작았기 때문이다. ..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셋째 날 '애증의 발렌시아! 발렌시아!' 크루즈 여행 셋째 날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앞서, 이번 기항지 발렌시아를 방문한 후 발렌시아에 대해 정확히 두 가지 이미지가 내 뇌리에 새겨졌다는 걸 밝혀둔다. 애증이 공존한다고나 할까? 그 이유를 먼저 밝히고 발렌시아에서의 하루를 기술해야겠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저 멀리 보이는 발렌시아에 감격하면서, 항구에서 벗어나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그 순간 이런 일들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우선, 발렌시아에는 내 초등 친구가 뒤늦게 이민해 살고 있다. 뒤늦게라고 말한 이유는 50이 훨씬 넘은 나이에 아이들은 다 한국에 두고 와이프와 단 둘이 이민을 결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항지로 발렌시아가 포함됐다는 걸 안 순간, 그 친구가 가장 먼저 떠오르면서 왠지 정감이 가는 도시가 돼 버렸다. 그리고 색..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둘째 날, 다시 찾은 '팔마 데 마요르카' 작년에 이어 크루즈 여행 기항지로 '팔마 데 마요르카'가 포함돼 있었다. 작년에 이미 웬만한 랜드마크는 방문했던 터라 이번엔 해변에서 해수욕이나 즐겨야겠다! 란 게 첫 번째 계획이었는데 예상외로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 대신 우리는 그때 놓치고 방문하지 못했던 곳을 찾아 팔마 시내를 유유자적할 작정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물론 크루즈에서 제공하는(작년엔 분명 무료였는데 이번엔 유료였다! 가격은 깜박했고.) 대형버스로 지난번과 똑같은 장소에서 내려 건너편 마요르카 대성당을 감상하는 것으로 모든 여정은 시작됐다. 언제 봐도, 어디서 봐도(크루즈 배 안에서 저 멀리 보이는 모습과 버스 정류장에서 보는 모습, 그리고 그 앞에 다가가 보는 모습) 늘 한결같이 고고한 자태와 특유의 아우라를 뿜어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