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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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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으로 시작해서 기생충으로 끝나는 영화 ‘기생충’ 감상기 내가 사는 몬트리올의 한 방송에서 언젠가 이런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어떤 지역의 토양이나 물에서 기생하는 기생충에 의해 그 지역 사람들의 특성이 결정지어진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 영화 ‘기생충’ 제목을 보고 먼저 내가 전에 봤던 그 방송이 떠올랐다. 어찌 보면 조금 주객이 전도된 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 방송의 내용처럼 어쩌면 우린 기생충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쭉 해오고 있던 중이었다. 그 방송을 본 이후로. 그래서 이런 내 생각에 따라 내겐 영화 ‘기생충’ 역시 주객이 전도된 이야기로 보였다. 즉, 자신들을 받아들인 박사장과 아내를 속이고 그들을 교묘히 조종하는 기생충인 기우네 가족, 그리고 박사장네 가족을 속여온 문광과 그녀의 남편이 결국 박사장네 가족을 파멸로 이끈다..
드라마 ‘녹두꽃’과 ‘봄밤’의 공통점 하나는 시대극, 하나는 현대극이지만 두 드라마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람이 하늘이어야 한다’라는 인간존중을 이야기한다는. ‘녹두꽃’이 양반들과 양반 아닌 자들의 대립을 통해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인간존중이나 ‘봄밤’에서 세상의 눈으로 봤을 때 결점 없는 권기석이나 미혼부 유지호나 실은 다를 게 없고 오로지 사람 그 자체로만 봐야 한다는 이야기는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하늘이어야 한다’라는 말은 우리가 어떤 사람을 볼 때 그(혹은 그녀)의 배경, 즉 학벌, 생활수준, 외모 등과 같은 외적 인 요소는 배제하고 오직 그 사람 자체만으로 귀하게 대접해야 한다는 뜻이니 이 두 드라마는 작금 우리가 잊고 사는 ‘사람이 먼저’라는 귀한 가르침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라 생각되는..
드라마 ‘봄밤’을 보면서 드는 생각 영화 ‘봄날은 간다’에 나오는 대사 중 유명한 이 질문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지금까지 꽤 많은 세월을 살다보니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쉽게도 그럴 수밖에 없어!”라는 걸 알게 됐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긴 하지만. 드라마 ‘봄밤’을 보면서 이 질문을 또 떠올리게 됐다. 슬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아주 많이 현실적인 답도 동시에 떠올릴 수밖에 없었고. 사랑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덜 카오스적일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랑뿐 아니라 많은 것들이 가변적인 관계로 우리는 늘 고민하고 고뇌하고 실수하고 또 실수하고 그렇게 세월을 죽일 수밖에 없다. 모법답을 말하듯 불륜을 매도하고 그런 뉴스에 열폭 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게 정말 그래야 해서라기보단 결과가 대개 슬프..
돌아온 탕자에 관한 이야기 영화 ‘악질경찰’ 어제의 탕자가 오늘 새롭게 태어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온갖 악행을 행하던 이가 개과천선해 새롭게 세상을 보고 느끼고 선행하는 이야기는 늘 나를 가슴 뛰게 하고, 그게 바로 인간의 조건이라 여기기에 그런 스토리에 천착하게 된다는 게 더 옳은 표현일 것이다. 영화 ‘아저씨’를 좋아했던 이유도 그것이었고, 영화 ‘아저씨’ 를 만들었던 이정범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 역시 그와 같은 이야기라 참 좋게 보았다. 그리고 또 하나, 세월호 사건을 가지고 이렇게도 영화를 만들 수도 있구나! 하며 다시 한 번 어른들의 잘못으로 삶을 마감 하게 된 어린 영혼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 영화의 미덕이라 생각된다. 솔직히 말해 자식을 기른 어미의 입장에서 세월호 사건은 참 가슴 아픈 사건이었지만 하도 정치..
영화 ‘스물’과 나의 ‘스물’ 이병헌 감독의 2014년 영화 ‘스물’. 파릇파릇한 배우들을 보는 기쁨과 함께 마냥 미래가 밝아 보이지만은 않지만 영화에 나온 대로 아직 뭔가를 많이 할 수 있는 나이므로 그래도 찬란하달 수 있는 스물의 보고서를 관람한 후 내 ‘스물’을 떠올렸다. 내 ‘스물’은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 지독한 사랑의 열병, 그것으로 점철된, 무모하달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영화 속 그들처럼 나 역시 먼 미래를 계획하기보단 바로 다음날 그와 다시 볼 계획에 몰두했고, 그 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었다. 돈이 없다는 그에게 떡국을 사주고 난 라면을 먹으면서도 행복에 겨웠었고 그와 헤어져 뒤돌아선 그 순간 이미 그를 그리워했었다. 그리고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기대감에 가슴이 마구 콩닥거렸었다. 그는 내게 온 우주, 아니 ..
감동, 재미 두 마리 토끼가 다 숨겨져 있는 영화 “선생 김봉두” *** 방구석1열에서 소개한 덕에 아주 오랜 만에 내가 썼던 영화 '선생 김봉두'의 감상평을 다시 찾아봤다. 역시나 그때의 감동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아이들의 순수함과 개과천선하는 선생 김봉두로 인해 행복해졌다! 어쩜! 난 왜 이제서야 이 영화를 보게 됐을까? 2003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말이다. 그 동안 꽤 오래 전부터 최근까지, 좋다는 한국 영화를 많이 찾아 본 것 같은데 이 영화를 이제서야 만나게 된 건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 심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흙 속에 묻혀있던 진주를 발견한, 횡재한 기분”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그런 이유로 난 이 영화를 최근에 감상했던 최고의 코메디 드라마 장르 한국영화라고 당당히 부르겠다. 이미 꽤 세월이 흐른 뒤니만큼 처음에 난 스포..
불친절한 영화 '우상' 영화 ‘한공주’를 좋게 보았던 지라 은근 기대하고 영화 감상을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영화에 몰입되진 않고 이거 뭐지? 새로운 거야? 아님 내가 못 따라가는 거야? 그것도 아님... 하다 결국 영화가 불친절했던 거라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세 명의 주인공들의 우상이 제각각이라는 거, 그것도 그럼직하고, 조금 이해가 안 됐던 것들도 맞추려고 노력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지만 여전히 시원치 않은 그 뭔가가 날 괴롭혔다. 이 영화는 아마도 감독이 관객을 너무 과대평가한 결과물인 듯 보인다. 불친절의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일일이 다 보여주지 않아도 관객들은 잘들 알아서 알아먹을 것이다! 라고 역설하는 듯 영화는 뭔가 분명치 않게 건너뛰고 뭔 말인지조차 알아먹기 ..
미약한 인간의 우상에 관한 이야기. 영화 ‘사바하’ 영화 사바하는 종교를 매개로 우리 인간의 미약함을 극대화시켜 보여준다. 신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의 문제는 차치하고 대부분의 인간은 미약하고 나약한 존재기에 신 또는 우상을 만들어 위안 삼는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한 우리들의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주는 영화임과 동시에 우리들에게 어설픈 희망보단 각성, 즉 스스로 깨어나기를 권하는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를 조금 상세히 서술하자면... 먼저 금화와 쌍둥이로 태어난 ‘그것’으로 불리는 가여운 한 아이를 ‘악’으로 미리 규정해놓고 고통스럽게 생을 끊은, 또는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과 마을의 흉사의 원인을 엉뚱한 데서 찾고 있는 주민들, 그리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운명 혹은 자신과 연관된 그 무엇 으로 연결하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