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저것 볼 것은 많은데 잠을 못 자 약간 어리버리한 상태에서 대충 구경을 하다 결국 우린 도심 속 공원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그곳은 '시우타델라 공원'으로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곳이라고 한다.
전형적인 초록향연에 호수까지, 그곳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이 보였고, 옆에선 가히 '나는 가수다!'에 출연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노래 실력을 보이는 길거리 가수의 공연까지 모든 게 완벽해 보였다.
힘겨운 현지인에게도 완전한 피신처겠지만 무엇보다 우리처럼 피곤에 절어 있는 여행객에게도 훌륭한 안식처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걸 잠시 후 몸소 체험하게 되었는데...



그 얘긴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 그곳을 지나 광장 비스름한 곳으로 가 보니 멋진 조각으로 장식된 화사한 전체 외관이 눈에 들어오기 전 제일 꼭대기에 있는 네 마리의 황금말과 황금으로 된 여신이 공원의 화룡점정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거대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산뜻한 분위기도 좋았지만 물 색깔이 그야말로 에머럴드 빛이 아닌가?
이건 마치 누가 물감을 풀어놓은 듯 비현실적이라 한참을 들여다봤다.
날씨도 화창 그 자체라 더욱 화사하게 보였던 이유가 되겠지만 주변에 모여든 비둘기와 사람들이 묘하게 공존하면서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운 화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더위와 피곤함을 동시에 느낀 남편과 나는 벤치에 자리 잡았고, 평소엔 그럴 용기가 전혀 없지만 그날만큼은 너무 피곤하기도 했고, 날 알아볼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일탈을 했으니 그건 바로 남편의 다리를 베개 삼아 벤치 위에 누워버렸다는 것이 되겠다.
눕기만 한 게 아니라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잠깐 눈까지 붙이고 말았는데, 눈을 뜨고 일어나니 왜 그렇게 몸이 가볍게 느껴지던지 말이다.
남편에게도 내가 한 그대로 해 볼 걸 제안하니 남편 역시 서슴지 않고 내 무릎 위에 드러누웠는데 남편은 허리를 펴게 돼 편하긴 했지만 눈은 붙일 수 없었는지 한 10분 정도 누웠다 일어났다.
그렇게 그곳에서 완벽한 휴식을 취한 뒤 우린 자리에서 일어나 또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도착한 곳이 바로 대성당(La Catedral) 뒤편이었는데 대성당에 도착하기 전 그곳에 있는 젤라토 맛집을 우연히 찾아내 젤라토를 맛보게 됐다.
그곳의 젤라토는 그전까지 최고로 쳤던 이탤리의 젤라토 빰을 때릴 만큼 맛이 훌륭했다는 뒷담화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