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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이야기

몬트리올 가을단상(斷想)

by 몬트리올 아리랑 2019. 9. 22.

 

 

요즘은 한국도 그렇지만 몬트리올 역시 봄과 가을이 턱없이 짧다고 느껴진다!

봄이 왔나? 싶으면 어느새 더워지고, 가을이 왔네? 싶은데 벌써 겨울이 저 모퉁이에 숨어있다 갑자기 튀어나온다.

역시 올해의 가을도 그런가 싶다는.

 

얼마 전부터 가을바람 솔솔 불고 아침저녁 냉기가 느껴지고 콧 속에 싱그러운 바람 들어와 정신을 일깨우고 그랬다. 

그러다 또 어느 날은 예상치 못한 따뜻함으로 포근함을 넘어선 더위가 느껴지곤 했다.

그랬는데...

어제 오늘은 완전히 또 여름으로  Go Back! 이게 웬떡! 하면서 온전히 즐기긴 했지만 한편으론 좀 황당하고 의아스러웠다. 

 

어쩌면 이건 지극히 인간적 관점일 터이고, 자연은 나름 합당한 원인 혹은 이유가 있을 터다.

가령 지구 전체 온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니 자연도 꽤 헷갈릴 듯싶다. 그 헷갈림의 결과로 계절이 뒤죽박죽이 되기도 하고,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움직이는 공기가 결국 비가 되어 내려 집중호우, 폭우가 잦아지고 가뭄이 일상화가 되는 악순환의 연속도 알고 보면 결국 다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깨달음이 뒤따른다.

원래대로라면 계절이라는 건 자기들의 법칙에 맞춰 왔다 갔다 다시 오고 또 가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예전엔 가을을 그저 센치함과 낭만으로만 읽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가을을 여름과 겨울을 스무드하게 이으며 우리에게 겨울을 준비시키는 반가운 손님으로만 여길 수 없게 됐다.

얼마 전 한국의 홍수, 때이른 미국 플로리다주의 허리케인을 보면서 침울해지는 마음이 컸던 탓도 한 몫 하리라. 

다 때가 되면 그 때에 맞게 순리대로 모든 현상이 일어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그때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