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게 여전히 암흑 속에 감춰져 있고
확실한 건 아무 것도 없으니까.
그래도 지금까지 팬데믹으로 결국
결론이 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대하는 캐나다는 높은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얼토당토한 아베정권의 토쿄올림픽
을 제일 먼저 보이콧한 나라도 캐나다다.
자국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즉각적으로 올림픽에 참석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밖에 전반적으로 미국과 같은 북미에
위치해 있지만 아직까진 선방하고 있다
고 여겨지는데 그 이유를 보자면...
사람들이 동요를 보이지 않고 일찌감치
캐나다 정부는 미국과의 국경도 폐쇄해
자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특히 내가 사는 퀘벡주 몬트리올에선
지지난 금요일 팬데믹이 선언된 후
잠시 잠깐동안 생수와 빵, 고기 같은
기본생필품이 진열대에서 자취를 감추
기도 했지만 이후 별다른 동요없이
다들 평상심을 유지하는 듯 보인다.
지난 월요일 코스코에 장을 보러 갔
었는데, 거기서도 별다른 이상기류를
감지할 수 없었다. 화장지가 없다는
것 말고는. 물론 이곳엔 마스크를 찾
는 사람도 거의 안 보이고, 마스크를
어디서 팔고 있는지 그것도 모르겠다.
물론 약국이겠지만 마스크를 본 적
이 없으므로.
삶의 질이란 오늘내일 먹거리에 대
한 불안감 존재 여부로도 판단할 수
있다고 믿는데 그점에서 보자면 내
가 사는 곳은 전혀 그런 염려는 보이
지 않는다. 하여 나는 역시 이곳의 삶
의 질을 높다고 평가하겠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게 바로 선진국
의 기본 요건이란 점에서 아직까지
캐나다 정부, 퀘벡주정부는 이 사
태를 잘 헤쳐나가고 있는 듯 보인
다. 내일부터는 생필품을 취급하는
곳이 아닌 그 어떠한 상점도 다 문
을 닫게 되는데(이미 레스토랑, 카
페, 미용실, 쇼핑몰, 극장등은 다 문
을 닫았고 식당도 테이크아웃만 된
다) 그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정
부에서 어느 정도 해결해주게 된다.
또한 사람들 대부분은 일터, 학교를
벗어나 숙소에서 지내고 있지만 정
부의 말에 귀기울이며 호응하고 있
다 여겨지는데, 예를 들어 집안에만
있으면 갑갑하므로 사람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며 산책하는
걸 권유했고, 그걸 따르는 사람들
이 꽤 많아 보인다.
남편과 나도 매일 산책을 하는데
멀리서 사람이 보이면 조금 불안한
마음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
에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이
라도 할 수 있음이 행복이라는 걸
여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내 개인적 변화라면 주말이면 다미
안과 남편과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여러 액티비티를 즐겼는데 그걸 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답답함을 느끼긴 하지만 이번 기회
를 통해 일상의 행복이라는 게 얼마
나 소중하고 귀한 것이라는 걸 깊이
깨닫고 있다.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건지, 혹시 그렇게
되지 못할 수도(백신이 개발되기 전
까진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여겨지
기에)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잘 견뎌보려고 한다. 어차피
인생은 앞으로 진행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