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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이야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대하는 캐나다의 품격

by 몬트리올 아리랑 2020. 3. 24.

아직 이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게 여전히 암흑 속에 감춰져 있고

확실한 건 아무 것도 없으니까.

그래도 지금까지 팬데믹으로 결국

결론이 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대하는 캐나다는 높은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얼토당토한 아베정권의 토쿄올림픽

을 제일 먼저 보이콧한 나라도 캐나다다.

자국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즉각적으로 올림픽에 참석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밖에 전반적으로 미국과 같은 북미에

위치해 있지만 아직까진 선방하고 있다

고 여겨지는데 그 이유를 보자면...

 

사람들이 동요를 보이지 않고 일찌감치

캐나다 정부는 미국과의 국경도 폐쇄해

자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특히 내가 사는 퀘벡주 몬트리올에선

지지난 금요일 팬데믹이 선언된 후

잠시 잠깐동안 생수와 빵, 고기 같은

기본생필품이 진열대에서 자취를 감추

기도 했지만 이후 별다른 동요없이 

다들 평상심을 유지하는 듯 보인다.

 

지난 월요일 코스코에 장을 보러 갔

었는데, 거기서도 별다른 이상기류를 

감지할 수 없었다. 화장지가 없다는

것 말고는. 물론 이곳엔 마스크를 찾

는 사람도 거의 안 보이고, 마스크를

어디서 팔고 있는지 그것도 모르겠다. 

물론 약국이겠지만 마스크를 본 적

이 없으므로.

 

삶의 질이란 오늘내일 먹거리에 대

한 불안감 존재 여부로도 판단할 수

있다고 믿는데 그점에서 보자면 내

가 사는 곳은 전혀 그런 염려는 보이

지 않는다. 하여 나는 역시 이곳의 삶

의 질을 높다고 평가하겠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게 바로 선진국

의 기본 요건이란 점에서 아직까지

캐나다 정부, 퀘벡주정부는 이 사

태를 잘 헤쳐나가고 있는 듯 보인

다. 내일부터는 생필품을 취급하는

곳이 아닌 그 어떠한 상점도 다 문

을 닫게 되는데(이미 레스토랑, 카

페, 미용실, 쇼핑몰, 극장등은 다 문

을 닫았고 식당도 테이크아웃만 된

다) 그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정

부에서 어느 정도 해결해주게 된다.

 

또한 사람들 대부분은 일터, 학교를 

벗어나 숙소에서 지내고 있지만 정

부의 말에 귀기울이며 호응하고 있

다 여겨지는데, 예를 들어 집안에만

있으면 갑갑하므로 사람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며 산책하는

걸 권유했고, 그걸 따르는 사람들

이 꽤 많아 보인다.

 

남편과 나도 매일 산책을 하는데

멀리서 사람이 보이면 조금 불안한

마음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

에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이

라도 할 수 있음이 행복이라는 걸

여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내 개인적 변화라면 주말이면 다미

안과 남편과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여러 액티비티를 즐겼는데 그걸 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답답함을 느끼긴 하지만 이번 기회

를 통해 일상의 행복이라는 게 얼마

나 소중하고 귀한 것이라는 걸 깊이

깨닫고 있다.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건지, 혹시 그렇게

되지 못할 수도(백신이 개발되기 전

까진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여겨지

기에)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잘 견뎌보려고 한다. 어차피

인생은 앞으로 진행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