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쯤 웹소를 처음 써봤다.
글쓰기를 워낙 즐기는 편이기도 했고,
사람들의 사연과 여러 이야기에 관심
도 많아 겁없이 시작했다.
솔직히 그동안 내가 읽었던 몇몇 웹소
(끝까지 읽어본 것 하나 없었지만)들은
봐줄만하다 여겼던 것도 몇몇 있었지만
대부분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고
한심스러워 비웃음만 나올 지경이었다.
적어도 난 그런 걸 쓰고 작가라고 말해
선 안 되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열심히
공부도 해가면서 그렇게 소설을 완성
했다.
하지만 결론은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
는데 실패했다는 것!
여기서 나의 딜레마가 시작됐다!
어차피 읽어줄 사람도 없는 글을 써서
무엇할까?
일기장이라면 당연히 내 맘대로 내가
적고 싶은 걸 적으면 되겠지만, 어디
까지나 상업성을 지향하는 곳에 글을
올리는 것이라면 그에 부합하는 글을
쓰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하기
시작했던 거다.
그래서 조횟수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
19금 소설을 써보기로 했다.
사실을 밝히자면 별 거 아닌 내용으로
독자들의 손가락을 쥐락펴락하는 작가
들에게 '나도 결심만 하면 너희들만큼
조횟수 올릴 수 있거덩!"이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그리고 점차 읽어주고 댓글도 달아주는
독자분(겨우 2, 3명이었지만 ㅎ)도 생기
면서 초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글을 쓴다면 적어도 읽고 뭔가를 느끼거
나 아주 작은 거라도 뭔가 배울 수 있는
걸 써야 하는 게 아닐까란 내 평소 생각이
자꾸 글화되는 거였다.
그럼에도 꾸준하게 같은 독자의 댓글이
따라붙었고, 결국 출판사쪽에서 컨택이
왔다.
전자책으로 출간을 해 보자는.
난 좋은 경험일 듯 해 그러자고 했다.
남들이 신경 많이 쓰는 계약서 조건 그
런 것도 까칠하게 굴지 않고 하자는대로
그렇게 계약을 했다.
이제 겨우 수정고를 보내 리뷰를 기다리는
상황이긴 하지만, 일단 계약은 이뤄졌고,
이제 시간만 흐르면 내 소설은 책으로
나올 것이다.
출간이 된다고 물론 내 글이 독자들에게
환영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솔직히 수익
이 얼마가 될지에 대한 기대도 거의 없다.
하지만 이건 분명 의미있는 시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삶의 경험이 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콕해야 하는 상황,
게다가 친구도 하나 없는 먼 타국에서의
생활에서 하루하루 뭔가를 궁리하고 짜
내는 그런 글쓰기가 없었다면 지루함을
어떻게 견뎠을까 생각하면 더욱 그런
느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