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다보니 신작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영화도 온라인으로 어제 겨우 보게 됐는데
한 마디로 많이 영리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가 영리한 영화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지지고 볶는 사회상이야 어제 오늘 이야긴 아니지만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떠올려볼 때
웃을 일보단 서글프고 화나고 비웃어줄 사건 사고가 더 많은
작금의 현실에서 코메디 장르는 무엇보다 적절한 선택이고,
아울러 흥이 많은 우리 민족의 정서상 꿍짝이 잘 맞는 배우들의
말잔치를 구경할 수 있는 건 흥행에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여겨져서이다.
솔직히 영화의 구성이 그리 탁월한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영화를 보면서 실컷 웃고 배우들의 표정과 말장난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그들의 생각과 말에 동화되는 묘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응원하게 된다. 어서 한 방 터트려내라고.
물론 중간 중간 배우들의 억지스러운 대사는 과유불급임을 확인
시켜주고 있기도 했지만, 그 정도는 넘어가줄 수 있다는 마음이
들만큼의 명랑함이 산재해 있으니 그걸 굳이 꼭찝어 삐뚤어질
이유는 없지 않았을까 싶고.
세상사 근심으로 가득 차 있을 때,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뭔가
산뜻하면서도 가볍게 기분을 바꾸어줄 그 무엇인가가 절실할 때,
바로 이럴 때 더 빛을 발하는 ‘코메디’의 장점을 십분 살린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건 단지 대진 운이 좋아서만은 아닐 것
이다.
시기 적절한 타이밍과 대중의 니즈(Needs)를 잘 읽어낸 영리한
감독이 (지금까진) 대한민국 영화관객 역대 2위라는 관객들의
화답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