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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이야기

거부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의 영화 “박쥐”

by 몬트리올 아리랑 2019. 3. 23.

**** 원래 예능쪽 프로는 잘 안 보지만(이유는 때로 너무도 참을 수 없을만큼 

가볍게 여겨져 시간낭비로 여겨져서) 그 중 즐겨보는 프로가 바로 '방구석 1열'

이란 프로인데, 오늘 방송에 내가 좋아하는 박찬욱감독의 영화 '박쥐'가 나와 

오래 전 내가 쓴 리뷰를 한 번 찾아 올려본다. 그러고보니 벌써 거의 10년 전

감상문이넹!? ㅎ



지난 번 이곳 몬트리얼에서 개최되었던 판타지아 영화제에서 우리의 영화 박쥐를 보려고

지만 이미 매진이 돼버려 관람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했었지요.  그 영화가 드디어

곳에 있는 비디오트론이라는 DVD 대여점에 들어와서 남편이 가 빌려왔습니다.  저를

서요ㅎㅎ

 

그래서 기대를 많이 하면서 사방 어둡게 분위기 확실히 조성하고 나서 숨죽인 가운데 드디

 DVD를 틀었습니다.  정말 많이 보고 싶었던 영화였고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감독 중

나인 박찬욱감독의 작품이라 기대가 많이 되었거든요.  처음에 영화 올드 보이를 볼 때

지만 해도 그의 영화에 별 매력을 못 느꼈던 게 사실이었지만그 후로 보게 된 친절한

’, ‘복수는 나의 것을 차례차례 감상하면서 박찬욱감독의 작품이 확실히 독특하고,

적이라는 사실을 수긍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그의 가장 최근의 작품인 이 영화를 언

는 꼭 보겠다고 벼르던 차에 마침내 만나게 되었으니 제 기대감이 얼마나 충천했을 지

는 작이 가시겠지요?^^

 

아무튼 그런 기대감과 함께 드디어 보게 된 영화 박쥐’.  우리 말로는 제목이 박쥐이지만,

영어 제목은 “Thirst”인데요.  뜻을 보자면 갈증갈망 뭐 이런 것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박

보다는 영어 제목 갈증” 또는 갈망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관람한 후 위

피디아를 보니 감독이 한 말이 있었는데, “원래 제목은 박쥐인데그 이유는 이 영화가 

이어에 관한 영화이고또 공포스러운 감각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사실은 그 이

상이영화는 열정과 삼각 관계단순한 스릴러도 아니지만단순한 공포영화도 아니기 때

문에 독특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불륜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더욱 더 “Thirst”라는 제목이 더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일단 이 영화는 워낙 유명세를 탔던 작품이니 따로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을 듯 하

지만그래도 또 보시지 않은 분들을 위해 대충 내용을 좀 이야기하자면 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기로 서원한 한 신부가 인간의 죽음과 고통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 해외에서 비

밀리에 자신의 몸을 백신 개발 연구를 위한 실험대상으로 자원합니다.  그 와중에 그는 치명

적인 병에 감염이 되어 죽음에 이르렀는데 어떤 피를 수혈 받고는 기적적으로 다시 소생하게

되지요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신부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던 중에 그는 자신의 몸이

피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가 실험에 응했던 50명의 지원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이라는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

어나 그는 500 명 중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로 과장되고급기야는 그가 병을 치유할 수 있

는 기적을 행한다는 소문까지 나게 되는데그 와중에 어린 시절의 친구(정신지체가 있는)

그의 엄마가 그를 찾아오면서 바로 이 일이 모든 불행의 서막이 되고숭고한 인간성을 구

던 한 신부를 파멸로 이끈다는 내용입니다.

 

영화의 주제라고 여겨지는 우리 인간의 죄와 구원의 문제그리고 진정한 사랑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시종 영화는 탐미적이고도 생생한 화면 속으로 관객들을 이

니다.  바로 이러한 작법이 박찬욱감독을 독특하게 자리매김하는 매력이기도 하지만

범벅으로 꽉 찬 화면을 제대로 감상하기보단 여전히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 느끼며 거북스러

웠던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러한 작법에 또 빠져들게 되는 것

이 제가 생각해도 좀 이해 불가능한 일이긴 했지만결론적으로 그의 독특한 작풍은 인정

할 수 밖에 없다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지요.

 

그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국의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떠오르는 것도 어

수 없는 현실인데그들이 추구하는 작품은 이전까지의 작품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면서

리 인간 안에 내재한 야수성또는 본능에 가장 가까운 원초적인 그 무엇인가를 끊

임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평소 도덕과 통념에 가려져

있던 날 것의 있는 그대로를 적나라하게 들추어내는 것이 바로 이 감독들의 지향점이 아닐까

싶을 만큼 그들의 작품은 노골적으로 우리의 이성보단 본능을 더 깊이 건드리고 있으니까 말

이지요.  그래서 어쩜 그들의 작품은 많은 이들로부터 진한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두 감독이 서로의 코드가 맞다 는 것을 확인하고, 2009년 심사위원장으로 

영화제를 이끌었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우리의 박찬욱감독에게 “2009 칸 심사위원

을 안겨준 것은 어쩜 지극 당연한 결과라 여겨집니다.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이니까

ㅎㅎ  그렇다고 절대 박찬욱감독의 이 작품이 그만한 상을 받을 가치가 없다거나뭔가

가 냄새 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그저 두 감독이 그만큼 많이 비슷하고 추구하는 작품 세계

가 일치해 보인다는 이야기랍니다.

 

으시시하고 위험하면서도 처연해서 더 아름다워 보이는 신부와 또 한 명의 뱀파이어가 되어

버린 태주그들의 삶과 사랑 혹은 사랑이라고 믿는 일련의 행위들때론 자극적으로때론

음울하고도 그로테스크하게 그들을 비추는 시각적 효과거기에 가끔 황당하게까지 느껴지

는 엉뚱한 대사나 배우들의 발성과 상황까지 배우들의 기량을 최대로 이끌어내는 박찬욱

독의 역량과 그의 전매특허 같은 블랙 유머가 적절히 잘 비벼져 많은 뱀파이어 영화 중

에서도 개성 있고독특한 이와 같은 영화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제 취향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개성 만점의 감독이 있다는 건 분명 다양성과 실험정신이 요구

는 현대의 예술 가치로 봐서나 문화 콘텐츠가 한 국가의 경쟁력이 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로

을 때 든든한 자산이 아닐까란 생각을 또 해 봤답니다.^^

 


*** 사족인데, 확실히 난 짧게 치는 대사보단 길게 서사하는 쪽이 더 맞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오래 전 

이 감상문을 보면서 또 생각해보게 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