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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이야기

집으로

by 몬트리올 아리랑 2020. 3. 6.

5개월 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고국 방문에, 어머니와 동생과 여행에,

친구들과의 모임에, 

그리고 남편이 돌아와 함께 또 여행에, 

그렇게 2019년을 마감하고 새해를 맞고

설날까지 맞고 그럴 때만 해도 몰랐다.

미미해 보이던 것이 순간순간 퍼져나가

세상을 이렇게 혼돈 속으로 빠트릴 줄은.

 

지금 내 고국은 이전과 너무도 다른 세상

속에 빠져있고, 나는 참담한 마음으로 

그곳에서 벗어나 하루하루를 고국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워가며 지내고 있다.

 

과연 이런 사태를 두고 누굴 탓해야 하는

걸까?

 

모두가 아는 팩트만 가지고 이야기해보자

면 먼저, 이 바이러스가 시작된 중국을 탓

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경제여파를 앞세워 감염성이 불

보듯 뻔한 중국인들의 한국입국을 막지

못한 이 정부를 탓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종교란 이름으로 현실을 외면

하고 집단적 사고를 멈추지 못한 신천지

란 종교단체를 탓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책임을 지겠다는 이들은 사라지고

서로 탓만 하면서 해결책은 고사하고 끝

없는 미궁 속에서 헤매고 있는 정치인들을

탓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누군가를 감염시키게 될 수 있음

에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 거리를 활보했던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탓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이 와중에 한몫 챙기겠다고 불법으

로 부를 축적하는 이들을 탓해야 하는 걸까?

 

총체적 난국이란 말은 바로 이럴 때 

써먹는 표현일 것이다!

 

양심과 상식을 외면하고 여전히 자신의

안일만을 생각하는 위정자들을 비롯한

일부 파렴치한 사람들, 그리고 일개 평

범한 사람들까지,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

던 평탄해보였던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

이었나를 깨닫고 있는 작금의 현실 속에

서 우린 또 깨달아야 할 것이다.

 

안일함에서 비롯된 오판은 나 하나가

아닌 모두의 재앙이 될 수 있고, 그걸

깨닫는 것만으론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걸. 한두 번의 실수는 가능해도

그 이상이 된다면 그건 더 이상 실수가

아니고 그냥 그런 거라는 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