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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섯째 날(2023/10/26) 낮의 '말라가' 다음 날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남편과 나는 낮의 '말라가'를 구경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흥미로운 건 항구에서 말라가 시내 가까이까지 조성된 길가에 무수히 많은 대추야자가 열매를 품고 우뚝 솟아 있는 것이었다. 흔한 건 천대받는다는 룰은 어디든 통용되는 듯 이리저리 밟히고 있는 대추야자 열매들! 가까웠다면 다 싸들고 왔을 뻔했다는 이야기를 먼저 전한다!^^ 대추야자 열매 아까비!를 외치며 어젯밤 지나쳐 왔던 해변가의 상점들도 구경하면서 말라가 시내로 향하고 있는데 역시 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였다. 그날의 목적지는 특별히 정하지 않고 한가롭게 거리와 사람들 구경만 하기로 맘먹었기에 우리 마음과 그에 따른 걸음걸이는 평소와 다르게 아주 느긋하기만 했다. 말라가는 피카소가 탄생한 곳이다 보니 역시..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다섯째 날 2 말라가 '아랍 목욕탕' 체험기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기항지 밤을 경험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지금까지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말라가에서 처음 경험해 봤다. 간혹 기항지에서 항구로 돌아오는 시간이 늦은 경우가 있긴 하지만 여름 같은 경우 워낙 해가 늦게 져서 밤구경하기가 어렵다. 가을 같은 경우 가능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항지 밤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번에 말했듯 이번 말라가 같은 경우엔 오버나잇이라, 즉 말라가에서 이틀을 머무는 여정이라 그게 가능했다는 얘기다. 우리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구경을 마치고 크루즈 배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후 밤거리를 나섰다. 미리 예약해 놓은 '아랍 목욕탕'을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말라가 항구를 보기 전엔 택시를 ..
(고) 이선균 씨 사태를 접하며 여기 시간으로는 12월 26일 밤, 한국 시간으로는 12월 27일 아침, 크리스마스를 하루, 이틀 지난 후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그간 마약복용으로 조사를 받던 (고) 이선균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다. 먼저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가 의심받고 있는 죄목은 마약복용이었고, 무엇보다 공인의 신분으로 유부남으로 업소녀와 사적인 일로 엮인 것과 함께 마약을 복용했다는 소식에 대부분 사람들은 놀랬고 나 또한 그랬기에, 더불어 약간의 배신감(이런 감정을 느껴야 할 뚜렷한 이유는 없지만 그럼에도 워낙 이미지가 깨끗했기에)까지 경험하고 있던 와중이었기에 그랬던 거 같다. 우리가 연예인들을 공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은 만인에게 보이는 직업을 갖고 있고, 그걸 바탕으로 많은 부를 축적할 수 ..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다섯째 날 1(23/10/25) 그라나다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크루즈 여행 다섯 번째 날을 이야기하려니 또 한숨부터 나온다. 대체적으로 남편과 나는 여행 내내 운이 좋은 편이었는데, 말라가에서 그라나다로 이동해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했던 결정은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는 말에서 아마 감을 잡으실 듯싶다. 이른 아침 말라가의 정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먼저, 다섯 번째 날의 기항지는 말라가(Malaga)였다. 말라가는 피카소가 탄생한 지역으로 유명하고, 그밖에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내가 말라가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이 외에도 항구가 시내와 무척 가깝고 항구 바로 앞까지 택시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물론 우린 택시를 이용하진 않았지만)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오버나잇을 하다 보니 다른 곳보다는 좀 더 여유롭게 이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색다른 매력으..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넷째 날(첫번째 바다항해날) 바다를 조망하며 크루즈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바다항해날이 도래했다. 하지만 이전의 크루즈 여행과 달리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는 느긋함이란 기분을 느끼기가 많이 부족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먼저 말해야겠다. 일단 이번 크루즈에는 선사 크기에 비해 다소 많은 승객들이 승선한 듯한 느낌 아닌 느낌을 받았다. 이전에 탔던 리플렉션호 때는 팬데믹 후 아직까진 해외여행, 그중에서도 일종의 갇힌 공간 크루즈여행을 선택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는 일종의 어드밴티지가 있었고, 엣지 호 때는 워낙 배가 크고 여정(대서양횡단이라 기항지가 많지 않다는) 자체가 그렇게 많은 이가 선호하는 게 아니다 보니 널널한 감이 있었던 반면, 이번 크루즈는 여정도 꽤 인기 있는 여정이 분명해 보였고, 배 사이즈도 작았기 때문이다. ..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셋째 날 '애증의 발렌시아! 발렌시아!' 크루즈 여행 셋째 날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앞서, 이번 기항지 발렌시아를 방문한 후 발렌시아에 대해 정확히 두 가지 이미지가 내 뇌리에 새겨졌다는 걸 밝혀둔다. 애증이 공존한다고나 할까? 그 이유를 먼저 밝히고 발렌시아에서의 하루를 기술해야겠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저 멀리 보이는 발렌시아에 감격하면서, 항구에서 벗어나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그 순간 이런 일들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우선, 발렌시아에는 내 초등 친구가 뒤늦게 이민해 살고 있다. 뒤늦게라고 말한 이유는 50이 훨씬 넘은 나이에 아이들은 다 한국에 두고 와이프와 단 둘이 이민을 결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항지로 발렌시아가 포함됐다는 걸 안 순간, 그 친구가 가장 먼저 떠오르면서 왠지 정감이 가는 도시가 돼 버렸다. 그리고 색..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둘째 날, 다시 찾은 '팔마 데 마요르카' 작년에 이어 크루즈 여행 기항지로 '팔마 데 마요르카'가 포함돼 있었다. 작년에 이미 웬만한 랜드마크는 방문했던 터라 이번엔 해변에서 해수욕이나 즐겨야겠다! 란 게 첫 번째 계획이었는데 예상외로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 대신 우리는 그때 놓치고 방문하지 못했던 곳을 찾아 팔마 시내를 유유자적할 작정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물론 크루즈에서 제공하는(작년엔 분명 무료였는데 이번엔 유료였다! 가격은 깜박했고.) 대형버스로 지난번과 똑같은 장소에서 내려 건너편 마요르카 대성당을 감상하는 것으로 모든 여정은 시작됐다. 언제 봐도, 어디서 봐도(크루즈 배 안에서 저 멀리 보이는 모습과 버스 정류장에서 보는 모습, 그리고 그 앞에 다가가 보는 모습) 늘 한결같이 고고한 자태와 특유의 아우라를 뿜어대는..
스페인, 포르투갈 크루즈 여행 첫날 '셀레브리티 인피니티호' 셀레브리티 크루즈 여행 세 번째. 남편과 나는 이미 두 번의 다른 크루즈 배를 경험해 봤기에 대략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물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셀레브리티 크루즈는 확실히 어른들 위주라 아이들용 놀거리는 부족한 게 사실이고, 대신 스파시설이나 성인을 위한 공간이 상대적으로 잘 돼 있다는 것 같은 거 말이다. 이번에 타게 된 셀레브리티 '인피니티호'는 이전에 탔던 '엣지호'보다 훨씬 오래된 배라 확실히 연식이 좀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참 좋았던 공간이 있었다. 그건 바로 다름 아닌 실내수영장이었는데, 다른 셀레브리티 배에도 있는 공간이긴 하지만 '인피니티호'에는 특별히 온수에, 따로 자쿠지 혹은 월풀 기능까지 있어 느긋하게 쉬기에 딱이었다. 거기에 마사지 기능이 되는 물줄기까지! 또 하..